석유제품을 판매하는 교통세납세의무자가 세금계산서에 부가가치세만 기재하고 교통세는 고의로 기재를 빠뜨렸더라도 교통세 포탈에 의한 조세범처벌법위반죄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왔다.
교통세는 사업상 독립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에게 부과하는 부가가치세와는 독립된 별개의 국세이고, 부가가치세와 관련해 발행한 세금계산서가 교통세의 부과와 징수에 있어서도 어떤 역할을 하도록 따로 세법에서 정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 판결의 이유.
대법원은 18일 "최근 '부가가치세만 기재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신고하는 방법으로 교통세를 포탈하였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조세)사건'과 관련해 판결에서 사건을 파기환송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2004년 K 및 L씨 등은 공모를 통해 유사석유제품을 제조·판매하고, 경유 등을 단순 판매한 것처럼 거래품목을 경유로 기재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부가가치세만 신고·납부했을 뿐 교통세는 신고·납부하지 않았었다.
대법원은 형사3부는 판결문(2005도370. 2005.03.25)에서 "교통세는 국가가 휘발유·경유·대체유류를 과세물품으로 하여 부과하는 세금으로, 사업상 독립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자에게 부과하는 부가가치세와는 독립된 별개의 국세"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 "부가가치세와 관련해 발행한 세금계산서가 교통세의 부과와 징수에 어떤 역할을 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K씨 등이 거래품목을 다르게 기재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이에 맞춰 국세청에 부가가치세 신고를 했더라도, 그러한 행위가 부가가치세와 별도의 세목인 교통세의 부과와 징수에 어떠한 영향을 줬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
이에 따라 대법원은 "부가가치세만 기재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신고하는 방법으로 교통세를 내지 않은 것은 조세범처벌법에서 정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