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사업, 사드충격 흡수 수익 호전 견인
연결 매출 1.5% 하락 불구 영업이익 3.1%↑
LG생활건강이 음료사업부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사드 충격'을 흡수하며 지난해 2분기 대비 수익성이 향상된 것으로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최근 LG생활건강이 공시한 연결기준 잠정영업실적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사드 충격에 따른 화장품사업부의 부진이 반영되며 전년 동기 1조5539억원 대비 1.5% 감소한 1조5301억원을 시현, 사상 최대의 분기매출 실적 갱신에는 실패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에 1조6007억원을 시현,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갱신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기준으로는 3조1308억원의 매출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 3조733억원 대비 약 1.9% 신장하며 역대 최대의 반기 매출을 달성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에 영업이익의 경우에는 음료와 생활용품 사업부의 선전에 힘입어 화장품 사업부의 수익 악화를 흡수하며 전년 동기대비 약 3.1% 호전된 실적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특히 음료사업부가 무려 28.1%나 급증하며 전사 영업이익 신장을 이끌었다.
상반기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7.3% 늘어난 4589억원을 기록, 매출과 함께 역대 최대치를 동반 갱신하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LG생활건강이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왔던 화장품·생활용품·음료 등 3대 사업부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위력을 발휘했다는 것이 증권가와 회사 측의 공통된 평가다.
특히 음료사업부의 나홀로 분전이 사드 여파가 덮친 화장품사업부의 부진을 대체하며 이뤄낸 호 실적으로, 증권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 라는 것.
더욱이 영원한 맞수이자 화장품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경우에는 2분기 외형이 17.8% 줄고, 영업이익은 57.9%나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실적이며, 이는 화장품·음료·생활용품으로 다변화된 3대 사업부의 위력이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대우증권 함승희, 김민경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2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은 당사 추정 영업이익(2343억원)에 부합하고, 증권사 컨센서스(2102억원) 대비로는 10.6% 높았다“며 "이는 3대 사업부로 다변화된 분산 포트폴리외 힘"이라고 평가했다.
케이프투자증권 강수민 연구원 또한 "매출 1조5301억원(-1.5%, YoY), 영업이익 2325억원(3.1%, YoY), 순이익 1,683억원(5.6%, YoY)으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 기록. 컨센서스 영업이익 2108억원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내수침체 지속과 중국 관광객수의 급격한 감소에도 불구, 균형 잡힌 3대 사업부 포트폴리오와 럭셔리 중심의 화장품 사업 운영으로 매출과 이익이 성장을 이어가며 사상 최대의 반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실적 악화 음료사업이 만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2분기 실적의 특이점은 수년간 사상 최대의 실적 행진을 이끌어왔던 화장품사업부의 성장세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반면 그 빈틈을 음료사업부가 메우며 사드발 충격을 방어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드라마·예능 등 한류 차단과 저가 단체여행 규제, 자동차, 유통 등 전방위적으로 가하고 있는 사드(THAAD)發 우려의 현실화에도 불구하고 음료사업부가 그 충격을 흡수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끌어 이 회사의 균형잡힌 사업포트폴리오가 빛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올 2분기 사업부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을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화장품사업이 -4.7%와 -2.7%를, 생활용품 -0.1%, 3.5%를 기록한 반면에 음료사업부가 4.3%와 28.1%를 시현, 전사 매출 감소는 흡수하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년 동기대비 향상시키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화장품사업은 매출 7812억원, 영업이익 14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와 2.7% 감소했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수 급감의 영향을 받은 면세점 채널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6% 감소했지만, 중국 내 럭셔리 화장품 매출 상승을 통해 상당 부분 상쇄했고, 백화점, 방문판매 매출이 성장하며 감소폭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생활용품사업의 경우 매출은 약 0.1% 줄어든 3732억원을 시현한 반면에 영업이익은 약 3.5% 늘어난 387억원을 달성해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윤고'가 중국관광객의 감소로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영업이익의 경우에는 차별화된 제품 출시와 프리미엄화를 통한 브랜드력 강화가 수익성 호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두 사업부와 달리 음료사업은 홀로 분전을 펼치며 매출 6918억원, 영업이익 735억원을 시현, 전년 동기대비 각각 4.2%, 28.1% 성장했다.
주요 탄산 브랜드가 지속 성장하는 가운데, '씨그램', '토레타', '갈아만든 배' 등의 비탄산 매출이 고성장과 더불어 수익성 호전까지 이끌었다는 것이 회사 측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영업실적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긍정과 신중함이 상존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증권 함승희 연구원 등은 “지난 3월 싸드로 촉발된 정치적 노이즈가 소비재 전반으로 파급되며 실적 변동성을 높여왔는데, 회복의 가시성은 아직 낮아 보인다”며 “외재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는 LG생활건강 특유의 다변화된 포트폴리오가 내재한 수익 안정성이 돋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케이프투자증권 강 연구원의 경우에는 “3분기에는 매출 1.6조(2.3%, YoY), 영업이익 2451억원(0.4%, YoY)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은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동부증권 박현진 연구원은 “3분기에도 이익률 개선은 지속될 전망이지만 아직 중국인 인바운드 수요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아 화장품은 3분기에도 역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전히 중국향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하기 때문에 현 시점을 바닥으로 보기는 부담스럽다”고 다소 신중한 평가를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