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해외펀드 시장 위축 우려…세법개정안 수정 요구
정부가 내년부터 간접투자기구(펀드) 외국납부세액 환급 한도를 축소키로 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볼멘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투자업계는 해외펀드의 외국납부세액공제 한도를 줄이는 것은 이중과세 문제로 불거져 해외펀드시장의 매력을 반감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세법개정안은 개인이 투자펀드상품을 통해 해외 채권이나 주식에 간접투자하고 받은 이자나 배당 등에 대한 외국납부세액 환급 한도를 14%에서 10%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투자펀드의 세후 투자수익률은 종전보다 최대 4% 낮아지게 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세법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투자 펀드에서 얻게 되는 이자나 배당금이 국내와 국외의 세율 차이만큼 줄어든다며 반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인프라펀드가 국외 도로·공항·터널 등 사회간접자본에 1000만원을 투자해 100만원의 배당을 받고 14만원의 세금을 외국에 냈다면, 이 펀드는 국내에서 세금납부 때 종전보다 4만원 깎인 10만원만 공제받을 수 있게된다.
업계에선 공제한도를 줄일 경우 이중과세 문제가 생기는데다 해외펀드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며 개정안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조세조약을 체결하는 이유는 국제적인 이중과세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개정안에 담긴 일률적인 한도 인하는 국내 투자분이 많은 미국(세율 15%) 등 지역을 중심으로 이중과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후대비를 위한 연금자산이 꾸준히 늘고 있고 이와 동시에 해외간접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펀드시장에 직격탄이 될 것이란 걱정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투자펀드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 배당으로 누진과세 돼 직접투자에 비해서 불리한 부분이 많았다"며 "그나마 있던 유인책이 없어지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보충할 요량으로 세액공제 한도를 줄이는 것은 오히려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세금을 외국에서 납부하고 우리나라가 덜 받으면 손해라는 입장인데 이것은 역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펀드의 경우로 비춰보면 우리나라에서 세금을 내는 것은 마찬가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투자부분에 있어 세금이 낀다면 투자성향의 중립성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고 해외펀드 투자를 차별하는 제도를 둔다면 국내를 향한 해외투자 손길이 줄어 들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는 2006년 개인이 투자펀드상품을 통해 외국의 채권, 주식에 간접투자 했을 경우 직접투자와 마찬가지로 외국에서 낸 세금을 배당·이자소득 원천징수세액(세율14%) 한도 내에서 국내에서 돌려 받을 수 있도록 시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