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7일 정부가 내놓은 2018년도 예산안 중 호남 지역에 편성된 SOC(사회간접자본) 예산과 관련, '지역 홀대론'을 두고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앞서 정부는 총 429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SOC 예산은 올해 대비 20% 줄었든 반면, 복지 예산은 13% 가량 확대했다. 정부와 여당은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린 예산안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야당은 재정 마련에 대한 대책 없는 선심성 공허에 불과한 '포퓰리즘 예산안', '산타클로스 예산안'이라고 규정하며, 특히 SOC 예산이 줄어든 것을 지목, 경제성장의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은 호남의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지자체가 요구한 SOC 국비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여론이 나오자 이 기세를 몰아 정부와 여당에 '호남 홀대론'의 프레임을 씌워 지역 민심을 되찾는데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이는 민주당과 기본적 뿌리를 같이하면서도 당의 안방격인 호남을 공유하고 있는 국민의당에 입장에선 당장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을 선제적으로 포섭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이날 광주송정역을 찾아 SOC 예산 삭감과 관련한 브리핑을 갖고 정부와 여당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예산 책정이 되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 대표는 "지역예산은 국회의원이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하지만, 시작은 행정부의 계획"이라면서 "행정부의 계획 자제가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고려 없이 기계적인 삭감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되돌리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당시 후보시절 호남고속철 2단계 조기완공에 대해 공약했지만, 정작 지자체가 신청한 3000억원의 예산 중 154억만 책정됐다며 토지 보상은커녕 설계착수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행자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본인의 복지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광주, 전남 지역의 SOC 예산을 무더기 삭감한 것은 광주, 전남의 최소한의 교통복지를 외면한 것"이라며 "호남 SOC예산 삭감으로 중장기적 호남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씨를 말리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조세일보(www.joseilbo.com) 기자와 만나 "문 대통령이 호남에 대해 지역 홀대를 한 것은 맞다"면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의 심사 절차를 거쳐서라도 SOC예산이 지역균형 발전에 맞게 책정됐어야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민의당의 지역 홀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호남 지역만 지자체 요구 대비 SOC예산이 축소 반영된 것이 아니라 수도권, 영남권 모든 지자체 요구가 축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SOC예산 편성시에는 지역별 차등을 두지 않고 사업별로 집행가능성, 전년도 이용불용액, 연차별 소요금액, 완공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며 조목조목 해명했다.
특히 김 정책위의장은 "지자체 요구 예산은 말 그대로 지자체 스스로 산정해서 요구한 예산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요구한대로 전부 다 반영할 수는 없다"면서 "이것은 상식이다. 이를 두고 지역 홀대, 지역차별을 주장하는 것은 민주당과 지역주민을 이간질하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회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SOC 예산을 편성할 때는 균형 발전을 고려한다. 하지만 SOC 예산을 줄이는 데에는 지역을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SOC 예산안을 편성할 땐 지자체 요구액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년도 본예산 대비 또는 부처에서 요구한 예산대비로 예산의 증액, 감액 비율을 낸다"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