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은 8일 최근 은행간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심화되면서 과도한 금리경쟁으로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는 데다 부동산 가격 등이 급격히 변할 경우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 은행을 중심으로 '승자의 재앙(Winner's Curse)'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승자의 재앙(Winner's Curse)이란 가장 높은 예금금리를 제시하거나, 가장 낮은 대출금리를 제시해 많은 우량고객을 확보한 은행의 수익성이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시 개별 차주에 대한 신용도 심사를 철저히 하는 것은 물론 주택가격 하락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차원의 리스크 관리도 강화하도록 하는 등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감독당국은 또 시장충격이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에 대비해 주택가격 및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주택담보대출 만기의 장기화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금감원 김중회 부원장은 "최근 주택담보대출시장에서의 은행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장질서가 문란해지고, 과도한 금리경쟁으로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시장의 과열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시장 관련 지도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앞으로 금리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금리, 부동산가격 등이 급변할 경우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 은행을 중심으로 '승자의 재앙'이 초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말 2.07%에서 지난 3월 1.92%로 세 달만에 0.19%p나 떨어졌다. 이는 은행간의 경쟁심화에 따라 우량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춘 데 따른 것.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주택담보대출만 70조 5000억원에 이른다.
이같이 은행간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시중 자금이 은행권으로 많이 유입되고 있지만 이를 운용할 때가 마땅치 않은 데다 주택담보대출은 일단 고객을 확보하면 수수료 등 여타 부문에서 부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장기 우량고객 확보차원에서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