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숨겼던 해외 소득이나 재산을 신고하고 관련 세금을 납부하면 과거 의무위반으로 발생한 가산세 면제를 비롯해 형사상 관용조치를 취하겠다는 정부의 '회유책'인 이른바 '미신고 역외소득·재산 자진신고제도'가 불순한 의도를 가진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자잔신고제도가 특정인을 위한 배려라는 것을 지울 수 없다"며 "처음에는 기재부도 반대한 제도였고, 국가 간 정보교환을 통해 자진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다 밝혀낼 수 있는데 왜 면죄부를 주느냐"라고따져 물었다.
자진신고 제도는 지난 2015년 10월1일부터 2016년 3월31일까지 미신고 해외소득이나 재산을 자진신고 할 경우, 신고한 소득·재산과 관련된 세법상 가산세와 과태료를 모두 면제해주는 제도다.
역대 정부에서 최초로 시행했다. 게다가 신고의무 위반 등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조세포탈 등 범죄에 대해 형법상 자수로 간주해 최대한 형사 관용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었다.
특히 송 의원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자진신고 대상자에 포함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 회장이 실질적인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해외계좌를 신고한 부분에 대해 "경영승계 필요한 자금으로 쓰여 졌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해외 계좌를 통해 상당한 자금을 운영했고 해외 법인과 차명 비자금을 거래한 사실을 제보받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도 자진신고 제도에 대해 "그냥 비자금을 인정해주는 꼴만 된 것"이라며 "최순실 관련된 재산도 숨어 들어왔고, 심지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스위스 계좌 재산까지 다 (신고 내역에) 들어왔다는 제보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상하다. 대한민국이 생긴 이래 이런 일이 없었고, 중형을 면해주면서까지 국민들에게 쉬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고인 명단은 비공개다. 공개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만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