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이건희 차명계좌 확인되면 이자·배당세 90% 부과"

최종구 위원장 "이건희 차명계좌 과세는 국세청 몫"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0일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와 관련 검찰과 국세청 조사 결과 차명계좌임이 확인되면 90%의 이자·배당소득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부문 종합 감사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 회장 차명계좌 처리와 관련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느냐는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과거 차명계좌 금융자산에 대해 과세가 가능한지 검토하겠다"며 "금감원과 협의해서 삼성의 차명계좌 인출·해지·전환 과정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과거 검사를 받았던 금융기관들이 당시 지적 사항에 대해 사후관리를 하고 있는지도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앞서 박용진 의원의 "검찰 등의 조사결과 차명계좌임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금융실명제법상 '비실명 재산'으로 봐서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한 90% 과세를 해야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현재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제법) 5조에 따르면 비실명재산은 계좌개설일 이후 발생한 이자 및 배당소득에 90%의 소득세를 부과토록 하고 있다.

이날 최 위원장의 답변은 검찰 수사, 국세청 조사, 금감원 검사 등을 통해 실소유자가 아닌 다른 사람 명의로 된 차명계좌임이 확인된 경우에는 '비실명재산'이라고 보고 90%의 소득세를 부과하겠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금융위는 차명계좌라도 서류상의 명의인의 실명계좌면 이 계좌에 든 자산은 실명재산으로 보고 금융실명제법 5조를 적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론 수사당국 수사 등의 조사에 따라 차명계좌로 확인된 경우 비실명 재산으로 유권해석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날 보도참고자료에서 "금융당국은 사후에 객관적 증거에 의해 확인된 차명계좌는 차등과세 대상이라는 원칙을 유지해왔다"면서 "금융위원장의 국정감사 답변은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차등과세 대상이 되는 차명계좌를 보다 명확하게 유권해석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또 "검찰수사, 국세청 조사, 금감원 검사 등 사후적 객관적 증거에 따라 금융기관이 차명계좌임을 알 수 있는 경우 차명계좌는 금융실명법 5조의 차등과세 대상"이라며 "이에 대해 과세당국이 유권해석을 요청하면 차등과세 대상임을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세금 부과는 금융당국이 아닌 과세당국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찬대 더불어 민주당의원은 "이 회장의 계좌 중에는 차명주식 관련된 부분이 많다"며 "이와 관련 증여세 부과는 최장 15년까지 가능해 올해 말까지 소멸시효기간이 도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조치를 내리겠다는 스케줄을 줘야 한다"며 "과세당국이 아니라고 수수방관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개별계좌에 대한 세금부과는 금융위나 금감원이 아니라 과세당국이 할 일"이라며 "과세당국에서 제척기간이 경과됐는지, 과세대상인지 등을 파악 후 질의가 오면 회신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