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원내부대표)은 31일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원회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24년 동안 거꾸로 서있었던 금융실명제가 드디어 바로 섰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이번 금융위의 태도 변화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는 것이 궁극적인 적폐청산이라는 문재인정부의 국정방향에 부합하고, 따라서 '금융적폐청산1호'로 기록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전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국감에서 '검찰과 국세청 그리고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 차명계좌임이 확인되면 금융실명법 제5조에서 말하는 비실명 재산으로 보아 이에 합당한 차등과세가 필요하다'고 한 것과 최홍식 금감원장이 '이건희 차명계좌가 금융실명법 5조에 해당된다'는 발언을 거론하며 "이는 곧 이건희 차명계좌가 과세대상이라고 하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박 의원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남은 과제가 있다. 첫째, 이건희 회장은 더 이상 세금 납부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금융실명법에 따른 이건희 차명계좌에 대한 제대로 된 과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징계를 피해 나갔던 176개의 계좌에 과징금 여부 확인 필요성과 과세 가능성이 역시 확인됐다. 이는 2008년 당시 금융감독당국의 허술한 처분과 특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임을 분명히 해준다"며 금융위·금감원의 업정한 법 집행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제2의 삼성특검 실시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2008년 조준웅 특검은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이 상속재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차명계좌가 1993년 이후에 만들어졌다"면서 "1987년에 사망한 이병철 전 회장의 상속재산이 어떻게 2007년에 계좌가 열리고 운영될 수 있겠느냐"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에 민주당은 당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협업해 국세청이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해 완벽한 징수작업을 할 수 있도록 촉구, 감시하고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에 대한 개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박 의원은 "법 앞에 누구도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 차명계좌를 탈세와 비자금 은닉 용도로 악용했다면 법에 의해 처벌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