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양도세가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주로 이용되다 보니 부동산 투기 열풍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전국이 부동산 투기 열풍으로 몸살을 앓기 시작하면 언제나 양도세 강화라는 처방이 내려졌고, 반대로 경기침체기에는 양도세가 완화되는 식으로 되풀이 됐다.
이 때문에 양도세는 냉·온탕식 부동산 정책의 증거물로, 때론 누더기 세제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다. 양도세의 근간이 되는 소득세법은 지난 1949년 7월15일 제정된 이후에 무려 93차례에 걸쳐 법률이 개정됐다. 양도세 역시 기본 골격이 변한 것만 10여 차례에 이르고 있다.
양도세가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것은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때 양도세는 ‘부동산 투기억제에 관한 특별조치세법’이 제정되면서 사실상 이름이 변경되게 된다. 이 법은 서울·부산 및 인접 읍·면지역, 경부고속도로 좌우 4km 범위 내 지역의 토지에 대해서는 양도차익의 50%를 과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시 7년 후인 1974년에는 종합소득세가 전면 개편되면서 투기억제세가 양도소득세로 본래 모습을 찾게 된다. 현재 양도세의 기본 골격을 이루고 있는 1세대 1주택 비과세 등은 이미 이때 만들어진다.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실거래가 과세를 기본으로 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기준시가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지금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하지만 1983년에는 실거래가 과세가 기준시가 과세로 전환된다. 이에 대해 당시 사무관이었던 이종규 세제실장은“당시 실태조사를 해 보니 이미 95% 정도가 기준시가로 과세되고 있었고, 실거래가를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없었다”고 회고한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부동산 투기 열풍이 88년 올림픽을 계기로 확산되자 처음으로 누진세율 체계가 도입된다. 세율은 2년 미만 보유에 대해서는 60%, 2년 이상 보유한 경우 3000만원 이하는 40%, 5억원 초과는 60%로 결정됐다. 이전에는 토지 50%, 건물 30%의 세율이 적용됐다.
최근 3년간은 양도세의 변화가 가장 빈번했다.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경기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자 정부는 2002년1월부터 종합소득세율을 낮추고 양도세율도 9~36%로 인하했다.
하지만 참여정부 들어서는 부동산에 대해 고강도 압박이 시작된다. 2003년 1월에는 부동산 투기지역 지정제도가 도입되면서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과세하고, 6억원 이상 고가주택에 대해서도 양도세가 실거래가로 매겨졌다.
특히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강화해 서울과 과천, 5대 신도시의 경우 3년 보유 외에 2년 이상 거주 조항을 만들었다.
지난해 1월부터는 투기이득에 대한 세율도 인상됐다. 미등기양도의 경우 세율이 60%에서 70%로 상향 조정됐고, 1년 미만 보유 주택에 대한 양도세율도 36%에서 50%로 인상됐다. 1세대 3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60%로 중과하는 제도도 이때 도입됐다.
내년에는 다시 1가구 2주택 가운데 비거주 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과세하는 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특히 2008년까지 보유세 부담을 2배까지 높이고 비과세 요건을 채우지 못한 1가구 1주택에 대해서도 실거래가로 과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당분간 양도세는 매년 개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