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외국환 은행을 통하지 않고 '환치기'계좌를 이용, 미국으로 불법 송금을 알선한 조직일당이 인천세관에 의해 검거됐다.
미국을 대상으로 불법 송금거래를 알선하다 검거된 경우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인천세관은 11일 환치기 계좌를 이용해 총 1만4654회에 걸쳐 1130억원을 불법 송금한 혐의로 전 모(남, 45세)씨 등 2명을 인천지방검찰청에 불구속 송치하는 한편 미국 LA에 거주하는 엄 모씨(남, 57세)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인천세관에 따르면 엄 씨 등은 지난 1998년부터 지난달 14일까지 한국과 미국에 환치기 계좌를 각각 개설해 놓고 미국으로 지급할 금액과 미국으로부터 받을 금액을 불법 상계처리하는 방법으로 불법 송금을 알선해왔다.
미국과 외환 지급이나 영수를 원하는 개인이나 업체 등은 이들이 관리하는 계좌에 원화나 미국달러를 입금하면 텔레뱅킹이나 국제전화로 입금내역을 확인한 후 해당 수수료를 제외하고 상호 합의한 환율을 적용하여 미국달러나 원화로 지급·영수하는 방법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조직은 미국 LA에서 주범 엄 모씨가 미국내 계좌를 관리하고 한국에서는 전 모씨 외 1명이 국내 계좌를 관리하면서 거래대금의 3∼5%에 상당하는 수수료를 불법 취득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에 의하면 외국환업무를 업으로 하는자는 미리 재정경제부장관에 등록해야하며 외국환을 지급·영수하는 경우에는 외국환은행을 통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한편 인천세관은 이들 환치기조직이 관리하는 계좌를 이용해 한국과 미국간에 불법 자금을 입출금한 수천명을 색출, 자금의 성격 및 거래 규모 등을 추가 조사해 혐의가 드러날 경우 관계법령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
특히 자금세탁이나 재산국외도피 등의 혐의조사에 중점을 두고 조사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