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CEO부재' 악재…보름 새 주가 연일 하락세
경쟁사 내부 시끌…신한금융 반사이익 호재도
채용비리 의혹으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는 우리은행의 주가가 연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7일 종가기준으로 1만56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17일부터 보름 만에 12%이상 주가가 빠졌고, 지난 2일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전격 사임의사를 밝힌 이후로는 7%이상 급락한 수치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달 17일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비리를 폭로한 이후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앞서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 만에 이미 작년 한 해 수익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3785억원을 시현, 지난해 연간 실적인 1조2613억원을 초과한 역대 최고성적을 냈다.
주가도 실적에 반응하면서 올해 초 1만2600원에서 지난 2일 1만6300원으로 29.4%나 상승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엔 기존 10년간 국민연금공단의 주거래은행이었던 신한은행을 제치고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 사업권을 따내기도 했다.
이 같은 연이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의 흐름을 보면 증시에선 우리은행의 내부리스크에 대해 큰 염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향후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한 검찰조사와 새 은행장 선출을 위한 내부의 혼란 등의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여기에 우리은행이 강력히 추진하던 정부지분 추가 매각과 지주사 전환이라는 당면과제가 기약 없이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주가 역시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우리은행과 비교하면 낙폭은 그리 크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KB금융지주는 노심초사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KB금융 노조가 지난 9월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이후 지난 3일 경찰이 전격적으로 KB금융 본점을 압수수색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고소장에서 윤 회장의 연임을 놓고 진행된 노조의 온라인 찬반 설문조사에 사측이 17개의 단말기를 이용해 중복 응답 방식으로 찬성 응답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아직까지 KB금융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지만 향후 경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되느냐에 따라서 상황은 급변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금융당국의 금융권 수장들을 향한 칼날에서 자유로운 신한지주의 반사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당분간 경쟁사들이 겉잡을 수 없이 터진 불길 정리에 집중하는 사이 내부 역량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최근 금리인상으로 은행 실적개선과 함께 향후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가 예상되면서 증시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