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교차조사, 주변인에 대한 과도한 세무조사 등 과거 세무조사 중 문제가 됐던 사례들이 여러 건 발견됐다. 20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행정개혁TF의 과거 세무조사 점검 결과 대내외적으로 조사권이 남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세무조사 의심할만한 사례 3가지를 공개했다.
◆…조사 과정 전반에서 조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정황이 다수 발견된 사례
조사 과정 전반에서 조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된 사례를 살펴보면 A지방국세청은 모 제조업에 대한 업종별 탈루혐의 분석을 실시해 탈루혐의가 상대적으로 큰 A기업과 E기업을 비정기 조사대상(심층세무조사)으로 선정했다.
해외 현지공장 운영법인인 E기업은 외형 500억원 미만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A대표의 친족이 운영하는 기업으로 특정 일가에 대한 표적 세무조사라는 의심이 제기될 소지가 있다.
A지방청은 A대표가 해당 지역의 유력인사로서 A기업에 대한 교차조사(관할조정)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세청 조사국에 신청했다. 교차조사란 특정 지역에서 장기간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에 대해 공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납세지 관할이 아닌 조사관서에서 조사하는 제도다.
교차조사 신청이나 승인 과정에서 외견상 문제점은 없어 보이지만 교차조사 신청부터 조사착수까지의 절차가 짧은 기간에 신속하게 이루어진 점은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TF의 견해.
A기업의 관련기업 수십 개를 추가로 조사선정하는 등 조사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된 측면이 있고 조사착수 직전 관할조정 승인을 받는 등 조사절차가 형식적으로 운영된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일부 업체는 탈루혐의가 미미함에도 조사대상자로 추가 선정된 사실이 확인되고 일부는 전 세목에 걸쳐서 부과제척기간까지 과도하게 조사대상 과세기간을 확대한 것으로 보이며 중복 조사를 실시한 경우도 발견됐다.
국세청은 A기업과 A대표, 乙기업 등을 검찰에 고발하고 세액을 추징하는 것으로 세무조사를 종결했지만 범칙조사 전환 및 고발 절차가 단기간에 긴박하게 처리된 것으로 보이고 조사 종료 전 검찰에 고발조치한 것은 통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0 前 국장이 000 국세청장을 잘 안다고 해서 투입하려 했지만 000 국세청장이 얼굴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거나 "000 前 국세청장이 조사업무와 관련 없는 00지방청 000국장을 A기업 조사에 투입하려 했으며, 00지방청 조사0국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았다"는 진술자료도 확보됐다.
이 내용을 종합하면 교차조사 선정사유가 명확하지 않고 교차조사 과정에서 과도한 관련인 추가 선정 및 조사범위 확대, 이례적으로 단기간의 교차조사 신청 및 승인 기간, 중복조사 실시, 특정인의 과도한 개별 조사관여 정황 등 조사권을 남용해 세무조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위배한 소지가 있다는 것이 TF의 결론이다.
◆…외부기관 자료에 의해 조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된 사례
외부기관 자료에 의해 조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B지방청 조사0국은 비상장 A기업이 코스닥 상장사와 합병하면서 구주주의 우회상장을 통해 고액 양도차익을 탈루한 혐의에 대해 개별 탈루혐의 분석 후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
서류상으로 조사선정 과정에는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지만 언론에 보도된 문건에 따르면 조세목적 이외의 세무조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
다만 언론 보도와 달리 연예인 A의 △△년도 소속사 B기업의 경우 세무조사 이력이 없고 과거 소속사 A기업의 경우 세무조사 이력이 확인되므로 발언 내용의 진위 여부는 불분명하다.
B지방청 조사0국은 A기업에 대해 법인 통합조사(주식변동조사 포함)를 실시했고 그 결과 탈루혐의 분석내용과 같이 개인주주가 주식 고가양도에 따른 이익을 얻은 것에 대해 증여세를 추징했고 조사 집행 및 종결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점은 발견할 수 없었다.
TF는 서류상으로는 해당 조사의 선정, 집행, 종결 과정에서 조사권 남용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문건에 나오는 발언내용으로 볼 때 조사대상 선정과 관련해 국세기본법 상 조사권 남용 금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외부기관 자료에 의해 조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된 사례
또 다른 사례의 경우에도 조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C지방청 조사0국은 B기업에 대한 탈세제보, 언론보도 등을 토대로 개별 탈루혐의 분석을 거쳐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
A기업 및 C기업은 B기업과 특수관계에 있고 인건비, 부동산 임대 등과 관련해 탈루혐의가 있어 관련인 조사대상으로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류상으로는 조사선정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지만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직 고위관료 등이 국세청 세무조사에 관여했다는 특검수사 진술기록 등이 있어 조사권 남용을 의심받을 소지가 있다.
현재 C기업은 부정한 목적으로 세무조사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면서 과세처분에 대한 소송절차가 진행 중이다.
점검 결과 주조사대상자인 B기업과 관련인 A기업은 추징 내역이 없고 C기업에 대해서만 소득세·부가가치세 등 총 수억원을 추징했고 기타 조사 집행 및 종결 과정에서는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A는 개인 甲의 압력에 의해 실시된 보복 세무조사로서 가족 3대에 걸쳐 부당하게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전직 고위관료와 B 전 국세청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TF는 서류상으로는 해당 조사의 선정, 집행, 종결 과정에서 조사권 남용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탈세제보를 토대로 한 조사임에도 주조사대상자에 대한 세금 추징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개별 탈루혐의 분석 내용에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헀다.
또한 전직 고위관료 등이 국세청 세무조사에 관여했다는 특검수사 과정의 관련인 진술기록 등으로 볼 때 조사대상 선정과 관련해 국세기본법 상 조사권 남용 금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