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신탁사실을 모르는 매도인으로부터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취득하였다면 자신의 이름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아니하였더라도 취득세를 납부하여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명의신탁이란 실제소유자와 공부상 소유자가 다른 것을 말한다. 이러한 명의신탁 중에서도 명의수탁자가 직접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것을 내용으로 하는 명의신탁을 계약명의신탁이라고 한다. 계약명의신탁인 경우 매도인이 명의신탁사실을 알았는지 여부에 따라 부동산 매매계약의 효력이 좌우된다.
먼저,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모르는 경우에는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무효이지만, 명의수탁자와 매도인간의 매매계약은 유효하다. 따라서 명의수탁자는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다음으로,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에는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과 명의수탁자와 매도인간의 매매계약은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무효가 된다. 따라서 명의수탁자는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다.
한편, 세법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았더라도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취득세를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한 경우에는 매수인이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매수인은 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은 경우에도 취득세를 납부하여야 한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명의신탁의 법리에 따라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모르는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수탁자와 매도인간의 매매계약은 일반적인 매매계약과 다를 바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매매대금이 모두 지급되었을 때 매수인인 명의수탁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발생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종래에도 대법원은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매도인이 선의이냐 악의이냐에 관계없이 명의신탁자에게는 취득세 납세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명의수탁자의 취득세 납세의무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정리되지 않았었다. 대상판결은 매도인이 선의인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는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한 때 취득세의 납세의무를 부담하게 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확인한데 의의가 있다.
한편, 매도인이 악의인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매매계약이 무효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대금이 지급되고 등기가 마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명의수탁자가 취득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지, 부담한다면 어느 시점에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아직까지 선례가 없다. 앞으로 이 부분 역시 명확하게 정리되기를 기대한다. 대법원 2017.9.12.선고 2015두39026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