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中감산 호재에 3분기 실적 반등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철강 빅3가 3분기 일제히 매출이 증가했느나 이익면에선 현대제철이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엇갈린 성적표를 내놨다. 3사 모두 철강 원재료가 상승분을 제품가에 반영하고 중국 철강 감산으로 공급과잉이 해소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으나 결과는 다소 달랐다.

3분기가 철강업계 전통적 비수기로 꼽히지만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전년도, 직전 분기 대비 실적을 모두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전 세계 철강제품 생산의 약 절반을 차지하던 중국이 공급과잉, 환경오염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감산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제품 가격이 탄력을 받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현대제철은 외형이 늘었지만 홀로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와 전분기에 비해 뒷걸음질쳤다.

동국제강, 빅3 중 가장 높은 외형·영업이익 증가율 기록

각 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철강 빅3 가운데 3분기 영업이익 증가폭이 가장 컸던 회사는 동국제강이었다. 이 회사는 3사 중 홀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해 돋보였다. 외형도 유일하게 20% 이상 확대돼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동국제강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5544억원, 영업이익 725억원, 순이익 1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22.5%, 영업이익은 10.2% 늘었으며 순이익만 70.4% 줄었다. 전분기에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 33.5% 증가했고 순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상반기 철강 3사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동국제강은 3분기에 바로 반등한 모습이다. 영업이익 증가폭은 전년도와 직전분기 대비 모두 가장 컸으며 매출도 제일 많이 증가했다.

이 회사는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외형 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호성적을 달성했다. 주력인 철강업은 3분기 매출 1조 4770억원, 영업이익 55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각각 22.6%, 2.6%씩 성장했다. 운송과 무역 부문도 이익이 각각 162.3%, 26% 늘어났다.

철강업의 경우 봉형강은 국내 건설경기 호조세에 힘입어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고 판재류는 원재료 단가 상승분을 제품가에 반영하면서 견조한 매출을 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광석은 중국 칭다오항 수입가 기준 6월 중순 톤당 53달러에서 8월 중순 80달러 가까이 치솟았다. 제철용 원료탄도 동호주 항구 기준 같은 기간 톤당 140달러에서 210달러까지 올랐다. 업계에서는 원재료가 상승이 일시적 마진 축소를 일으키지만 제품가 반영 이후 더 큰 인상폭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한다. 동국제강은 직전 분기에 미처 반영하지 못했던 상승분을 3분기에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4분기에도 지속 반영해 추가적인 실적 개선을 이룰 계획이다.

다만 순이익은 외환이익이 감소해 전년도보다 줄어들었다.

동국제강의 3분기 외화관련이익이 524억원이었으나 손실은 543억원으로 더 컸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외화이익이 868억원에 달했고 손실은 168억원에 불과했다.

포스코 "국내외 철강부문 고른 실적 개선 달성"

포스코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 361억원, 영업이익 1조 1257억원, 순이익 9066억원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18%, 8.8%, 90.7%씩 늘어난 실적이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0.6%, 영업이익은 15%, 순이익은 71% 증가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매출 규모를 15조 내외로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의 외형은 2015년 3분기 13조 9960억원 이후 지난해 3분기 12조 7476억원까지 지속 감소한 바 있다. 포스코는 외형 성장세 유지를 자신하며 연간 매출액 목표를 연초 54조 8000억원에서 4조 7000억원 늘린 59조 5000억원으로 변경했다.

순이익의 경우 3사 중 홀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포스코측은 "영업이익과 투자주식 처분이익 증가로 당기순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주력인 국내외 철강부문과 에너지, ICT 등 비철강부문이 고른 호조를 보여 실적 개선을 이뤘다고 보고 있다. 철강부문의 경우 주요 설비 개보수로 국내 조강과 제품 생산·판매량이 늘었고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등 해외 주요철강법인도 실적이 호전됐다는 것이다. 철강 부문의 3분기 매출액은 7조 6191억원으로 전년 동기 6조 6493억원보다 14.6% 늘었다.

현대제철, 이익 '주춤'…매출은 최대치 경신

현대제철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 8202억원, 영업이익 3396억원, 순이익 1796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6%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7%, 40.3%씩 줄었다. 전분기에 비하면 매출이 2.7%, 순이익이 29.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2%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2분기 연속 늘며 상승세를 타는 듯했으나 3분기에 3사 중 홀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적인 시장호조로 고강도 철근과 열연 등의 판매가 늘었으나 수출용 후판 등의 판매가 부진했다는 것이 현대제철측의 설명이다.

특히 해외 사업 중 아시아쪽에서 발목을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과 미주 영업이익은 246억원으로 전년 동기 130억 대비 89.7% 늘었으나 아시아의 경우 3억원 손실로 전년도 252억원의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국내 영업이익도 32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3264억원에 비해 2% 가량 줄었다. 업계에서는 주력 판매처인 현대·기아차의 실적부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외형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분기 기준 최대치 기록을 경신하는데 성공했다. 이미 직전 분기에 4조 6925억원을 달성해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4분기 4조 6586억원의 기록을 뛰어넘었던 상태에서 더욱 탄력을 받은 모습이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와 조선 등 수요산업 침체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경영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별 시장대응을 강화하고 전략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경영전략이 양호한 실적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