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형평성 제고를 위해 내년부터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이 인상되고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해 누진과세 체계가 도입된다. 영세 자영업자는 1인당 3000만원 한도 내에서 체납세금이 소멸되며, 근로장려금 최고 금액은 최대 250만원까지 인상된다.
정부는 27일 내년부터 달라지는 각종 정책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2018년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 책자를 발간했다.
'가진 자'에게 더 많이 부과되는 세금
정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종합소득과세표준 구간이 신설되고, 이 구간의 소득세율이 현행 38%에서 40%로 인상된다. 5억원을 초과하는 과세표준 구간에 적용되는 세율은 40%에서 42%로 인상된다.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의 법인세율은 현행 22%에서 25%로 인상된다. 정부는 여력있는 일부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이명박 정부가 단행한 인하 전 수준으로 환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 가운데 과세표준 3억원을 초과하는 분에 대해서는 세율이 20%에서 25%로 인상된다. 개정 내용은 내년 1월1일 이후 양도하는 분부터 당장 적용되지만 중소기업 주식의 경우는 시행시기를 1년 유예, 2019년 1월1일부터 적용된다.
비과세·감면 정비 및 감면제도 간의 형평성을 감안해 양도소득세 5년 감면한도가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일원화되며, '8.2 주택시장 안정화대책'에 따른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는 중과세 된다.
이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되지 않으며, 보유기간에 관계없이 분양권을 전매하면 50%의 양도소득세율이 적용된다.
상속·증여세 신고세액공제는 축소된다. 현행법은 산출세액의 7%를 공제해 주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산출세액의 5%, 2019년부터는 산출세액의 5%만 공제된다.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는 강화된다.
대기업의 경우 거래비율의 20%를 초과하면서 특수관계법인과의 매출액이 1000억원 초과인 경우와 공시대상 기업집단 간 교차·삼각거래 등 일감을 몰아주는 경우도 특수관계법인 매출액에 포함된다. 또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증여의제이익 계산방법도 변경, 과세가 더욱 강화된다.
이민 등 거주자 지위를 상실하는 방법으로 조세를 회피하는 이들을 차단하기 위해 국외전출시 양도소득세 과세특례, 일명 '국외전출세'가 내년부터 신설되며 합병·분할 등 기업 구조조정이 인력 감축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적격합병·분할 여건에 고용승계 요건이 추가된다.
기업 형평성을 위해 이월결손금 연간 공제한도는 2018년 귀속부터 당해연도 소득의 80%에서 70%로, 2019년 귀속부터는 60%로 축소된다. 단 중소기업은 현행 공제한도(당해연도 소득의 100%)가 계속 유지된다.
세제 혜택 확대로 '취약계층' 전면 지원
사회적 약자를 위해 세제 혜택이 늘어나는 부분도 있다.
우선 내년부터 중증질환자 또는 희귀난치성질환자에 대해 지출한 의료비에 대해서는 한도 없이 의료비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전통시장·대중교통에 사용한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소득공제 시 40%(현행 30%) 공제율이 적용되며, 농업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8년 자경한 어업용토지와 10년 이상 자경한 산지에 대해서도 양도세 감면이 적용된다.
창업기업을 돕는 '엔젤투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확대된다. 엔젤투자 대상기업에 출자시 적용되는 소득공제 혜택은 3000만원 이하분 100%, 3000만원~5000만원 70%, 5000만원 초과분 3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상향됐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는 비과세 혜택이 늘어나고, 전기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도 한도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확대된다. 올해 마감될 예정이었던 적용기한 또한 2020년 12월31일까지로 3년 연장된다.
아울러 내년부터 투자가 없더라도 고용만 늘리면 일정금액을 공제받을 수 있는 '고용증대세제'가 신설된다. 또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 중소·중견 기업의 세액공제액이 확대되고 중소기업의 사회보험 신규 가입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세액공제가 신설된다.
근로취약계층의 고용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경력단절여성을 재고용할 경우 주어지는 세액공제 적용 대상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되고 공제율도 10%에서 30%(중견은 15%)로 인상된다. 특성화고 졸업자 복직시에도 같은 내용이 적용된다.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의 재기 지원을 위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1인당 3000만원 한도 내에서 체납세금이 소멸되며, 벤처기업 창업 지원을 위해 벤처기업 법인세에 대한 출자자의 제2차 납세의무가 면제된다.
음식점 지원을 위해 면제농산물 등에 대한 의제매입세액 공제율은 한시적(2년)으로 상향된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자재를 수입할 때 관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 기한이 2019년 말까지 연장되고 적용대상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된다.
이 외에 근로장려금 최고 금액은 단독가구 77만원에서 85만원, 홑벌이가구 185만원에서 200만원, 맞벌이가구 23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달라지는 관세 제도…"유독 눈에 띄네?"
내년부터는 유난히 관세제도와 관련된 변경 사항이 많다.
우선 내년부터 세관공무원이 납세자로부터 금품을 받으면 금품 수수액의 5배 내의 징계부가금이 부과될 수 있다. 금품을 제공하거나 알선한 납세자 역시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며, 수시 관세 조사 또는 재조사 대상으로 선정된다.
아울러 학술연구 등의 목적으로 수입하는 물품에 대해 관세를 감면 받는 기관이 일부 연구중심병원에서 의료법인, 사회복지법인 등 보건의료기술 진흥법에 따라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된 기관으로 확대된다.
수입신고한 물품의 납세의무자는 '수입신고하는 때의 화주'로 명확해지며, '물품을 수입신고하는 때의 화주'가 아닌 자를 납세의무자로 신고하고 관세포탈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 연대납세의무가 강화된다.
관세 고액상습체납자 명단 공개 대상은 국세와 마찬가지로 체납액 3억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되며, 보세구역 반입 후 수출신고 의무를 위반한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납세자권리헌장을 교부해야 하는 범칙사건은 관세포탈, 부정감면 또는 부정환급 사건뿐만 아니라 모든 관세범을 조사하는 경우에는 권리헌장을 교부하도록 해 납세자 권리보호가 더욱 강화된다.
일반 수입신고 대상으로 전환된 탁송품의 실제 배송지 주소도 세관장에게 제출하도록 제출대상이 확대된다. 수입신고서의 납세의무자 주소지와 다른 곳으로 배송되는 경우 실제 배송지를 세관장에게 통보해야 하는 것.
또한 관세체납정리위원회 등 관세법 상 각종 위원회의 민간위원들에게 형법 적용 시 공무원으로 의제함으로써 처벌이 강화된다. 공무원 의제 대상 위원은 관세체납정리위원회, 품목분류위원회, 관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관세심사위원회, 보세판매장특허심사위원회, 원산지확인위원회에 참여하는 민간 위원을 말한다.
관세청장에게 통보되는 해외 카드 사용 내역의 제출 대상이 확대되고 제출 주기도 단축된다.
현행법은 '물품 구매액+인출 금액'의 분기별 총액이 5000달러 이상인 경우 내역을 제출하도록 되어 있지만, 앞으로 물품 구매액 또는 인출 금액이 건당 600달러 이상이면 내역을 제출해야 하며 제출 주기도 분기에서 실시간으로 변경된다.
납세의무자가 세관장에게 세액의 경정을 청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은 기존 2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된다. 또한 납세의무자는 세관장으로부터 통보받은 동종·동류 비율이 불합리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통보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금지금 시장의 양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금거래소 거래용 목적으로 수입하는 금지금에 대해 관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 기한이 2019년 12월 31일까지 연장된다.
납세자 권리보호를 위해 수정수입세금계산서 발급사유는 확대된다. 올해까지는 세관장의 관세조사 등 실시 후 부가가치세 경정시 수정수입세금계산서를 발급(당초 신고시 납세자가 착오로 잘못 신고한 경우는 제외)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납세자의 착오 또는 경미한 과실인 경우 수정수입세금계산서를 발급하도록 법이 수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