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은 25일 행담도 개발사업 관여의혹과 관련 "평소 국가균형발전에 관심이 많던 차에 지난해 5월 서울대 모 교수로부터 김재복 행담도개발주식회사 사장을 소개받아 그 후 여러 번 만났다"고 밝혔다.
정 前 수석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가 낙후된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서남해안 개발사업이 잘 되면 소외받고 낙후된 전라도도 잘 살 수 있고 참 좋은 일인데 일부 언론들이 삐딱한 시각을 갖고 보도를 하는 것 같아 직접 설명하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前 수석은 이 자리에서 김재복 사장과 여러 번 만났으며, 올해 초 행담도개발 사업 계속 진행을 놓고 도로공사 측과 행담도개발(주) 측과 분쟁이 벌어지자 지난 3일 직접 손학래 도공 사장과 김 사장을 만나 중재한 적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정 前 수석은 '공직을 떠난 신분에서 두 사람을 만나 중재한 것은 적절치 못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은 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그런 일이 있으면 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정 前 수석은 "평소 국가균형발전이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해 왔고 그런 차원에서 서남해안 개발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며 "하지만 워낙 인사업무가 바빠서 평소 알고 지내는 국토개발연구전문가, 교수 등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이에 2003년 말경 서울대 모 교수가 서남해안 개발에 대한 보고서를 균형발전위원회에 제출했고, 그 내용중의 상당부분이 외자유치에 관련돼 있어 동북아시대위원회로 이관됐다"며 "동북아위에 좋은 구상이니 잘 검토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하고 관심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5월경 모 교수가 싱가포르가 도시국가 설계 등을 통해 성공한 사례가 있으니 이런 경험을 공유하는게 좋겠다며 사람을 소개했는데 그 사람이 바로 김재복 사장이다"라며 "만나보니 김 사장이 IMF때 싱가포르 정부 내지 기관 등에서 200억 달러 정도의 자본을 끌어왔고, 싱가포르 대사가 직접 김 사장을 신뢰한다는 요지의 편지까지 보내와 신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사장은 탁월하며 서남해안 개발사업에 대한 외자유치에 중요한 사람"이라며 김 사장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줬다. 그러나 김 사장이 실제 IMF때 싱가포르 정부 내지 기관 등에서 200억 달러 정도의 자본을 끌어왔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북아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싱가포르 대사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서남해안 개발에 대한 외자유치의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동북아위는 지난해 7월 서남해안 개발사업(일명 'S프로젝트')을 추진하기 위해 행담도개발(주)와 사업협력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행담도 개발사업을 서남해안 개발사업의 '파일럿 프로젝트(시범사업)'로 판단,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前 수석은 "지난해 여름 싱가포르 대사가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김 사장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온 적이 있다"며 "당시 싱가포르 대사는 서남해안 개발사업에 대한 능력과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특히 정 前 수석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호남지역 발전에 대한 구상을 갖고 있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인사수석 시절 대통령 재가를 받거나 식사를 할 때 호남지역 발전에 대해 몇 사람이 구상을 하고 있다는 정도의 말을 한 적이 있다"며 "지난해 11월 동북아위원장이 서남해안 개발 가능성에 대해 대통령에게 보고할 때 함께 배석했으며 싱가포르 대사가 이 사업에 적극적이라는 얘기 등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 3일 손학래 도공 사장과 김 사장을 함께 만나 중재한 것에 대해 "김 사장이 도로공사와의 견해 차이로 일이 잘 안 풀린다고 해서 중재하려고 함께 만나 저녁을 먹은 것"이라면서 "막상 만나보니 인건비를 사업비에 포함시키느냐는 문제인데 나는 잘 모르는 내용이라 감사원에 질의하는게 좋겠다는 의견만 냈다"고 말했다.
한편 정 前 수석은 "정부가 지역발전을 위해 예전 정부처럼 엄청난 돈을 한 쪽에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서남해안 개발사업에 외국자본이 들어와서 투자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