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청와대와 재정경제부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청와대는 26일 김용덕 관세청장을 건교부 차관에 내정하는 한편 후임 관세청장 인선작업에 조만간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철저한 인사검증 작업 등을 동반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후임 관세청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성윤갑 관세청 차장(행시 17회)과 이종규 재경부 세제실장(비고시) 등. 특히 이들 유력 후보들 서로 각자의 장단점을 내포하고 있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관세청 내부에서는 지난 2년간 청장 인사 거론시 성윤갑 차장을 1순위로 꼽아 왔다. 성 차장이 '표심'을 얻고 있는 것은 지난 1993년 김경태 전 관세청장을 마지막으로 12년 동안 관세청 내부승진이 한 번도 이뤄지지 못해 이번 만큼은 꼭 내부승진자를 배출하겠다는 관세 공무원들의 소망이 반영된 것.
특히 성 차장의 경우 오랜 관세청 근무로 관세청 내부사정을 구슬 꿰 듯 훤히 알고 있고 인품 또한 뛰어나 직원들의 신망이 상당히 두텁다. 아울러 그동안 관세청장으로 부임해온 이들의 '이벤트성 행정' 으로 일관해온 것에 대한 직원들의 '보이지 않는 불만'도 성 차장 영전설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참여정부 초기 외부에서 청장이 임명된 국세청의 경우 새 청장이 내부에서 발탁되었다는 점에서 관세청도 내부 발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성 차장과 더불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이종규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이다. 이 실장은 9급 공무원에서부터 시작해 참여정부 두 번째 세제실장 자리를 꿰차고 올라온 입지적인 인물이다.
지난해 참여정부 최대의 세제정책 중 하나였던 종합부동산세 도입 작업을 전면에서 주도해 세금 전문가로써 정부 부처 내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실장이 지난 1년간 세제실장으로써 사회적 반발이 심했던 세금 정책을 무리 없이 만들어낸 점 등을 이번 관세청장 영전의 최고 메리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관세청장 자리가 지난 10여년 간 재경부 출신 1급들이 잠시 왔다 가는 '승진코스' 로 여겨져 낙하산식 인사가 계속돼 왔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재경부에서 갈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이종규 실장의 영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이 실장은 풍부한 내국세 경험과 달리 관세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 또 국제적인 감각이 필요한 관세청장의 업무 성격을 감안했을 때도 국제경험이 다소 부족한 이 실장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들 두 명 이외에도 관세청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여럿 있다. 취임 이후 굵직한 인사를 자제해(?)온 한 부총리의 인사 색깔이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는 최초의 외청장 인사라는 점에서 '의외의 인물' 발탁 가능성도 남아있다.
'의외의 인물' 로는 진동수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 윤대희 재경부 정책홍보기획관 등 재경부 고참급 간부와 김규복 전 기획관리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진 정책관은 행시 17회이며 국제업무 경험도 풍부해 국제적 시각이 필수적인 관세청장 직에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윤 기획관(행시 17회)도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으나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 는 평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용퇴' 이후 와신상담 중인 김규복 전 재경부 기획관리실장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 전 실장은 경기고, 서울법대를 나왔으며 행시 15회로 공직에 입문한 금융전문가 중 한 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