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경제부총리는 30일 "현 단계에서 경제시스템의 획기적 개선(Quantum Jump)을 이루지 못할 경우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의 늪에 빠질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세계화의 가속화, 중국의 급부상, 고령화의 진전 등을 감안할 경우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길어야 10~15년 정도"라고 밝혔다.
한 부총리는 이날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열릴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에 앞서 배포한 '한국 경제의 현황과 중장기 정책방향'이라는 발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환율의 급격한 절상과 금융부실 외에도 구조개혁의 지연으로 인한 생산성 부진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고 설명하며 우리 경제도 현시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주요 정책과제로 △경기의 조기회복과 거시경제 안정 △선진경제 기반 구축 △동반성장을 통한 경기양극화 완화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를 위한 대비 등 4가지 항목을 제시했다.
특히 선진경제 기반 구축 항목에서는 적극적인 이민정책 등을 통한 해외 고급인력 유치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한 부총리는 KAIST의 외국인 총장선임을 외국 우수인재 유치 활성화의 계기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쪽에서 고령화, 저출산 등 대책으로 이민정책 검토를 언급한 적이 있지만 한 부총리가 '적극적 이민정책'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의 조재희 국정과제 비서관은 25일 법무부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국제인적교류 지원을 위한 세미나’에서 “이미 저출산 국가에 들어선 한국은 급속도로 초고령사회로 진입 중”이라며 “노동력 부족에 대비한 외국인 노동력 확충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세계화와 지식정보화 물결 속에서 질 좋은 노동인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인 만큼 해외 고급 인력을 영주 거주자로 유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4월 18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때 “국적과 관련된 이민정책도 신중히 검토,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