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은행권에 엔화스왑예금의 선물환차익은 '이자소득'이 분명한 만큼 자진해서 수정신고를 할 것을 권고했지만, 시중은행들이 결국 수정신고기한이 종료된 31일 현재 '차라리 세무조사를 받겠다'며 일제히 국세청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세청이 수정신고를 하지 않는 은행에 대해선 세무조사를 통해 관련 세금을 추징하겠다고 별러왔다는 점에서, '세무조사 관련 시점과 범위'만 문제될 뿐 은행권 전체를 향한 세무조사는 불가피하게 됐다.
31일 엔화스왑예금을 취급했던 시중은행들은 "현행 세법에서 엔화스왑예금의 선물환차익은 비과세소득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아야 뒤에 잘잘못을 가려낼 수 있기 때문에 수정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은행권에 따르면 원천징수로 납세의무가 종결되는 근로소득 등 완납적 원천징수대상 소득의 경우와는 달리,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를 통해 정산이 필요한 예납적 원천징수대상(금융소득 4000만원 초과자 등) 이자소득 등은 감액경정청구대상이 아니다.
'행정행위'로 볼 수 없는 국세청의 권고대로 수정신고를 할 경우, 뒤늦게 억울한 세금임이 밝혀지더라도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 등의 제한된 방법을 제외하고는 이의신청이나 심판청구를 통한 권리주장이 불가능하다는 것.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세무조사'라는 칼날이 분명 달갑지 않음에도 불구,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벼랑 끝 전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아울러 당초 엔화스왑예금 상품을 발매할 때 과세당국이 과세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보이지 않은 것에 아쉬워하고 있다.
은행권은 현재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의견을 모아 국세청이 세무조사로 관련 세금을 추징한다면 공동으로 변호사를 선임, 국세심판원 등을 통한 조세불복절차를 밟은 뒤 여의치 않으면 법정까지 사건을 끌고 간다는 각오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엔화스왑예금 취급은행에 대해선 현재까지 원천징수 미이행분에 대해 수정신고를 할 것을 권장, 31일까지 수정신고를 하지 않으면 세무조사 방침을 통보한 상태여서 세무조사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그러나 ▲세무조사를 언제 할 것인지 ▲엔화스왑예금 관련부분만 조사할 것인지 아니면 세무조사 범위를 확대할 것인지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국세청은 또 31일까지 수정신고나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를 하지 않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예금가입자와 관련, 은행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입자별로 관련 세금과 가산세를 추징할 계획이다.
현재 문제가 된 엔화정기예금과 관련된 규모는 신한은행이 전체의 36%로 가장 많고, 외환은행이 23%로 그 뒤를 잇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과 시티은행이 각각 10%정도 시장을 차지했고, 제일은행 등은 1%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관계자들은 엔화정기예금과 관련해 국세청이 추징할 세액규모는 은행의 원천징수관련 세금 200억 상당과 예금주들의 종합소득세로 250억 정도를 합쳐 450-5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수정신고기한 마지막날인 31일 오후 5시 현재 엔화스왑예금 규모가 작은 제일은행 등이 국세청의 권고를 받아들이는 수정신고를 할 것을 '긍정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종합소득세 신고·납부는 전자신고의 경우 24시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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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엔화스왑예금 과세원칙 고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