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시작된 '미투(Me Too) 운동'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정치권에도 확산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8일 이례적으로 '성평등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미투운동과 성폭력 근절 움직임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제도적 대안을 만들고 모범을 보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미투 운동 지지를 상징하는 흰 장미를 가슴에 달고 참석한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우원식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당 전체 의원이 참여하는 '미투운동지지 SNS릴레이 캠페인'을 시작키로 했다.
우 원내대표는 "당 젠더폭력대책 TF가 주최한 간담회를 통해서 사회 각 분야에서 위계화 된 권력구조 아래 벌어진 성폭력의 근절 필요성을 절감했다"면서 "민주당은 먼저 나서 조만간 의원총회에서 경각심을 더하기 위해 성교육을 실시할 계획이고, 당 인권위원회가 이 문제를 주요 의제로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른정당은 최영미 시인이 고은 시인의 문학계 성추행을 고발한 것과 관련해 "매우 추악하고 충격적이다. 이런 사건은 절대 용두사미로 끝나선 안 된다"며 지난 2014년 도입된 상설특별검사제도의 도입과 함께 정치권의 협조를 구했다.
유승민 대표는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고은 시인의 시를 국정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 이런 사람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다니 대한민국의 수치가 될 뻔했다"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정말 추하게 늙었다. 그리고 권력을 이용해서 이런 성추행을 했다면 정말 찌질하다"고 거듭 작심한 듯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의 특별검사 도입 주장에 대해서 다른 정당들은 전부 다 꿀 먹은 벙어리다. 평소에 여성의 인권, 정의 이런 걸 주장하던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 여기에 동참하길 바란다"면서 "당대표가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제가 기대하지 않겠다"고 힐난했다.
정의당은 국회에서 '정의당의 반성문을 제출합니다' 제목의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조직 또한 성폭력 문제의 예외가 될 수가 없다"면서 "한국 정치에 숨어 있는 안태근을 찾겠다"며 발 벗고 나섰다.
이정미 대표는 "오늘 정의당의 반성문을 제출한다"면서 "조금 전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저는 한 당직자의 직무정지를 결정했다. 해당 당직자는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할 위치에 있으면서, 도리어 피해자를 비난하고 사건해결을 방해하는 등 2차 가해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표는 "성폭력이 권력관계에 기반한 폭력이라면, 우리 사회 권력의 정점에 있는 여의도야말로 성폭력이 가장 빈번한 곳"이라면서 "정의당은 성폭력 문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자기반성과 성찰을 멈추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가운데 제1야당인 한국당은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뉴욕 순방 당시 정부 부처 파견 공무원의 성회롱 사건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대여공세를 강화하는 조짐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미투 운동이 정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