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비수기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계속함에 따라 원유수입액이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부담으로 인한 성장률 하락은 물론 앞으로 물가부담과 함께 내수회복에 발목을 잡는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7일 한국은행과 산업자원부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원유수입물량은 34억7천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원유수입액은 152억4천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41.5%나 급등했다.
이는 국제유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데 따른 것으로, 1∼5월 원유의 평균 도입단가는 배럴당 43.9달러로 작년 동기의 32.5달러에 비해 무려 11.4달러나 급등했다.
지난해말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4.0%로 전망하면서 이를 위한 전제조건 가운데 하나로 연평균 원유도입단가를 배럴당 34달러로 책정한 바 있으나, 5월말까지 평균도입단가는 한은의 전망치를 10달러 가량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6월들어서도 국제유가가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 비수기인 여름철에도 과연 유가가 하향세를 보일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의 7월분 선물 가격은 배럴당 55.03달러로 전날보다 1.40달러 올랐으며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의 브렌트유 선물도 54.17달러로 1.77달러 오른 채 마감했다.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0.12달러 하락한 49.12달러에 거래됐으나 여전히 50달러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작년말에 비해 WTI와 브렌트는 25% 정도 가격이 뛴 상태며 두바이유는 40% 이상 급등했다.
한은은 국제유가가 1% 상승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0.02%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수입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유종인 두바이유가 올해 전체로도 평균 가격이 작년에 비해 40% 오른다고 가정하면 GDP에는 0.80%의 하락요인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연간 원유도입물량은 8억배럴 수준이며 올해 원유도입단가가 작년보 다 배럴당 10달러가 오른다면 연간 80억달러의 추가부담이 생긴다.
원유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유가상승에 따른 추가부담은 고스란히 해외로 유출돼 GDP의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올해 달러환산 GDP 총액을 약 8천억달러로 추산하면 GDP의 1% 해당하는 금액이유가상승으로 인해 없어지는 셈이다.
특히 유가급등은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그에 따른 구매력 저하와 내수 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돼 실제 GDP에는 더 큰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