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우 계열 상장사들의 기업가치가 김우중 전 회장이 떠나고 없던 5년7개월 사이 무려 5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1조원의 천문학적 분식회계와 불법대출 등 과거의 어두운 기억을 엄청난 공적자금의 투입과 구조조정으로 걷어내면서 상당수가 업종 대표주로 재기했다.
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이 중국 옌타이의 자동차부품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후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던 1999년 10월18일 당시 2조2천692억원이었던 대우 계열 10개 상장사(이전 분리된 대우증권 제외)의 기업가치는 지난 3일 현재 11조8천465억원으로 5.22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1.67배가 늘어난 것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기업가치가 제고됐으며 시장내 비중도 0.8%에서 2.6%로 상승했다.
부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대우조선을 꼽을 수 있다.
당시 시가총액이 8천716억원이던 대우중공업은 우량부문을 대우조선과 두산인프라코어(옛 두산종합기계)로 각각 떼어냈는데 현재 대우조선(4조192억원)과 두산인프라코어(1조3천604억원)의 시가총액은 5조3천796억원에 달한다.
간판 회사였던 ㈜대우(당시 1천982억원) 역시 무역부문과 대우건설을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로 분리한 뒤 우수한 경영성과를 내면서 양사를 합친 시가총액이 3조9천179억원으로 무려 20배로 급증했다.
쌍용차 역시 당시 시가총액이 1천246억원에 그쳤으나 현재는 8천93억원으로 늘어났다. 쌍용차는 추가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기대하는 중국 상하이기차로 넘겨졌다
지난 2002년 상장폐지된 대우일렉트로닉스(당시 대우전자) 역시 기업가치가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대우전자 법인(청산절차 중)이 올 1.4분기 보고서에서 평가한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주당가치(7천972원)를 환산해 보면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전체 시장가치는 8천491억원으로 당시 시가총액(1천684억원)보다 5배 이상 크다.
대아건설과 합병한 경남기업(당시 시가총액 333억원)도 합병비율을 감안하면 당시보다 시가총액이 15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한국전기초자는 스타 경영인으로 부상했던 서두칠 전 사장의 'CEO프리미엄'이 줄면서 4천390억원이던 시가총액이 3천737억원으로 줄었고 대우전자부품(현 파츠닉)도 237억원에서 120억원으로 감소했다.
아울러 오리온전기는 자본잠식상태를 벗어나지 못해 사실상 시장가치가 없는 상태에 가깝다.
구조조정에 성공한 옛 대우 계열사들의 재기는 한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KRX100지수에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 두산인프라코어, 전기초자 등 모두 5개사가 편입된 데서 입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