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관세청 차장의 퇴직으로 인해 관세청 고위직 라인업에 조만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노석환 인천본부세관장을 관세청 차장으로, 조훈구 부산본부세관장을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임명한 김영문 관세청장은 이어지는 후속 인사를 이달 내로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관세청 대전정부청사 전경.
한동안 잠잠하던 관세청 고위직 인사에 '폭풍전야'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취임 후 6개월여가 넘도록 이렇다 할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지 않았던 김영문 관세청장.
관세업무와는 전혀 무관한 외부인(검찰 출신)이 관세청장으로 왔기 때문에 업무파악에 많은 시간이 소모,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단행할 여유가 없었다는 후문도 돌지만 김종열 관세청 차장이 20일 자로 공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후속 인사 단행이 불가피해졌다.
20일 노석환 인천세관장은 관세청 '2인자'인 관세청 차장으로, 조훈구 부산본부세관장은 관세청의 유일한 1급지(고위공무원 가급) 세관장인 인천본부세관장으로 각각 근무지를 옮겼다.
지난 2016년 5월 기획재정부에서 관세청으로 넘어온 김종열 차장은 1년10개월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관세청 생활을 마무리하며 정든 공직을 떠났다.
'탄탄대로' 노석환…'세무대 최초 1급' 조훈구
◆…왼쪽부터 노석환 관세청 차장, 조훈구 인천본부세관장.
지난해 3월 고위공무원 나급에서 가급으로 승진하면서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임명됐는데, 그가 향할 수 있는 행선지가 관세청장을 제외하면 같은 가급인 차장 자리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노 차장도 인천세관장 자리에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다는 후문이다.
노 차장은 행시 36회로 31회~35회 고공단 자원이 전무한 관세청 내부에서 일찌감치 관세청을 이끌어나갈 인재로 꼽혀왔다. 연령(1964년생) 측면에서도 여유가 충분하기 때문에 차장 이상의 자리에도 충분히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곳곳에서 나온다.
'정통 관세맨'으로서 모든 관세업무에 능통하다는 점도 높게 평가되지만 면세점 특혜 논란, 인사 청탁 등 최근 말 많고 탈 많았던 관세청 내부 사정 속에서 한 번도 특별한 구설에 휘말린 적이 없다는 것은 노 차장의 최대 강점.
관세청 혁신을 주도 하고 있는 김영문 관세청장의 업무 파트너로 적임자라는 평가다. 다양한 본청 국장 경험과 더불어 서울본부세관장, 인천본부세관장 그리고 이번에 차장까지 오르며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조훈구 신임 인천본부세관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관세청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됐다.
세무대학 출신으론 관세청 최초로 고위공무원 가급 자리에 오른 인물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인천본부세관이 나급에서 가급지로 승격되면서 김대섭 전 인천본부세관장(7급 공채 출신)이 비고시 출신 첫 가급 공무원이 되기는 했지만, 세무대 출신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무대 1기 출신인 조 세관장은 관세청 내부에서 '세무대의 희망'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1983년 관세청에 입문, 올해 35년째 관세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2007년 서기관으로 승진할 당시부터 세무대 출신 중 최초라는 타이틀을 훈장처럼 달고 다녔다.
관세청은 비고시 출신 자원의 가급 승진 배경에 대해 무엇보다 조 세관장의 실력이 우선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 내 '큰 형님'으로 관세청 직원의 3분의 1이 모인 거대 조직 인천본부세관을 이끌기에 모자람이 없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관세청의 부족한 행시 인재풀이 조 세관장의 승진에 영향을 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가급 2명, 나급 14명(외부 파견 2명 포함) 등 총 16명의 관세청 고위공무원 중 윤이근 조사감시국장(7급)과 조 세관장을 제외하곤 모두 행시 출신인데, 노 차장의 한 기수 후임인 행시 37회가 무려 7명이 포진되어 있어 조 세관장을 통해 속도 조절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