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안영근(安泳根) 의원은 10일 "한 줌도 안 되는 개혁당측과 대다수 (열린우리당) 의원들간의 관계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낮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90%는 이쪽(실용파)이고 10%가 저쪽(개혁당파)인데, 저쪽은 20명도 안된다"면서 "개혁당파에게 나가라고 대놓고 얘기는 못하겠지만, 그들이 나가준다면 화장실에서 웃을 의원이 많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을 주도하는 안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유시민(柳時敏) 의원을 비롯한 개혁당 출신 의원들에 대해 사실상 당을 떠날 것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특히 염동연(廉東淵) 의원의 상임중앙위원직 전격 사퇴를 계기로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여당내 노선갈등이 한층 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안 의원은 "개혁당파에 대해 의원들의 마음이 떠나서 얼굴 안 보면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수"라며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늘 말을 단정적으로 꼭꼭 짚어내듯 하는 태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염 의원의 상중위원직 사퇴에 대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염 의원의 상중위원 사퇴는 결국 유시민쪽, 개혁당파와의 갈등인데 문희상(文喜相) 의장은 어떻게든 그냥 봉합할 생각만 하니까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이 물 속에 빠져 꼴딱 숨 넘어가기 일보직전의 상황"이라며 여당의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했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서는 "당 지지율이 민주노동당 수준보다 더 떨어지면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게 되고, 이 상황이 지속돼 10월이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아노미 상태가 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또 신중식(申仲植) 의원이 고 건(高 建) 전 총리 중심의 정계개편론을 주장한 데 대해 "공감하는 의원들이 여럿 있다"면서 "비상한 의지를 갖고 당 쇄신을 통해 현 국면을 타개해내지 않을 경우 고 건 카드는 유력한 대안으로 급물살을 타고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과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장관의 조기복귀론에 대해서는 "두 분이 온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마찬가지로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은 이미 대권주자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동반 상실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