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도 명단 공개 대상인 10억원 이상 체납자 2000여명을 솎아내 명단공개에 앞서 소명요구를 하는 등 '최후 통첩'을 보낸 상태다.
이들이 세금을 내지 않는 이유야 '개인적 사정' 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사정을 '눈 감고' 봐주기에는 월급을 받아 한 푼 에누리 없이 세금을 낸 근로자들의 입장을 고려할 때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문제다.
물론 체납 세금의 액수가 적다면야 어느 정도 이해의 폭을 조정할 수도 있지만 수 천, 수 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것은 고의성이 짙은 행위로 비춰질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정부도 골머리를 앓고있다. 체납액이 많아지면 많아 질수록 국고수입이 줄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금을 내라고 통보하고 내지 않으면 명단을 추려내 특별 관리하고 또 명단까지 만방에 공개하려는 등 일련의 과정에 쏟아내는 행정력 낭비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세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국세체납액이 무려 3조9724억원을 기록, 4조원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MF체제로 경제가 신음하던 1999년도 3조4485억원에 비해 5239억원 증가한 액수.
국세청의 자료에 따르면 국세체납액은 1999년 3조4485억원을 기록한 뒤 2000년 3조1291억원, 2001년 2조8775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하향세가 뚜렷했다.
그러나 온 나라가 월드컵 열기로 가득 찼던 지난 2002년 2조8851억원으로 슬그머니 증가세로 돌아섰다. 2003년에도 2조9171억원을 기록했던 것이 지난해 3조9724억원으로 '훌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경제여건' 악화를 체납액 증가의 원인으로 꼬집었다. 국세청은 경제여건이 최근 몇 년 간 지속됨에 따라 체납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10억원 이상 고액 체납자의 명단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조금 과격한 표현을 빌자면 사회적으로 이들에게 '망신'을 주겠다는 것이다. 원조교제 등 어린 여성들을 돈으로 꾀어 자기 잇속을 챙기는 사람들의 명단을 공개한 것과 같은 이치다.
고액 세금체납자들에 대한 패널티는 당연한 것이다. 이들이 세금을 낸다면 그만큼 '명예회복'의 기회를 주면 되는 것이다. 유리지갑을 가지고 다니는 월급쟁이들의 입장을 생각했을 때 적어도 고액 체납자들을 가만히 놔둔다는 것은 조세법이 추구하는 '형평성' 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