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개헌안, 토지공개념 명시·'수도' 조항 신설

◆…21일 오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춘추관에서 정부개헌안 내용 2차 발표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 진성준 정무비서관과 김형연 법무비서관도 참석했다 (사진=청와대)

정부 개헌안에 토지공개념이 명시되고,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 조항에도 '상생'을 포함시켰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오전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방분권과 국민경제부분의 개정안을 공개했다.

조 수석은 "국민 간의 소득격차, 빈곤의 대물림, 중산층 붕괴 등 양극화가 경제성장과 국민통합을 가로막고 있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개헌을 통해 경제민주화와 토지공개념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헌법도 해석상 토지공개념이 인정되고 있으나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은 위헌판결을, '토지초과이득세법'은 헌법불합치판결을 받았고, '개발이익환수법'은 끊임없이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해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하는 토지공개념 내용을 명시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토지공개념이 헌법에 명시되면 택지소유상한제, 토지초과이득세, 개발이익환수 등이 합법화된다.

경제민주화 조항도 강화된다. 현행헌법에서는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상생'이 추가된다.

또한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 등 공동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의 진흥을 위한 국가의 노력 의무를 신설하고, 골목상권 보호와 재래시장 활성화 등이 주요 현안이 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소상공인을 보호·육성대상에 별도로 규정했다.

다만,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은 법률의 위임이 있는 경우에만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하여 주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했다.

지방분권과 관련해선, '지방정부 권한의 획기적 확대' '주민참여 확대' '지방분권 관련 조항의 신속한 시행'등 세 가지 내용을 담았다.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지방자치단체의 집행기관을 '지방행정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지방정부가 스스로에게 적합한 조직을 구성할 수 있도록 지방의회와 지방행정부의 조직구성과 운영에 관한 구체적 내용은 지방정부가 정하도록 했다.

지방정부에 자치행정권과 자치입법권도 부여했다. 국가와 지방정부 간, 지방정부 상호간 사무의 배분은 주민에게 가까운 지방정부가 우선하는 원칙에 따라 법률로 정하도록 했고, 조례도 '법령의 범위 안에서'에서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제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은 법률의 위임이 있는 경우에만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하여 주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했다.

재정권도 지방에 대폭 이양하여 지방재정의 독립성을 높인다. 재원조달의 불일치로 인하여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서로에게 재정 부담을 떠넘기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자치사무 수행에 필요한 경비는 지방정부가, 국가 또는 다른 지방정부 위임사무 집행에 필요한 비용은 그 국가 또는 다른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내용의 규정을 신설했다.

그리고 '지방세 조례주의'를 도입하여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 자치세의 종목과 세율, 징수 방법 등에 관한 조례를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신속한 지방분권 시행을 위해 '국가자치분권회의'를 신설하고 지방분권 조항은 개정안이 공포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또한 개헌에 따른 지방정부가 구성되기 전이라도 이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경과규정을 뒀다.

또한 주민들이 직접 지방정부의 부패와 독주를 견제할 수 있도록 법률상 권리였던 주민발안, 주민투표, 주민소환 제도를 헌법에 규정했다.

'수도'조항도 신설했다. 조 수석은 "국가기능의 분산이나 정부부처 등의 재배치 등의 필요가 있고, 나아가 수도 이전의 필요성도 대두될 수 있으므로, 이번 개정을 통해 수도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했다"며 참여정부 이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어 온 '수도 이전'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밖에 '공무원의 전관예우방지 근거 조항'도 신설하여 공무원은 재직 중은 물론 퇴직 후에도 공무원의 직무상 공정성과 청렴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했다.

또 문화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로 관(官)주도의 '부패융성'이 아닌 민(民)주도의 '문화융성'의 시대를 만들어 간다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았다.?

아울러 농어업의 공익적 기능 명시하여 국가는 이를 바탕으로 농어촌, 농어민의 지원 등 필요한 계획을 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정을 신설키로 하고, 소비자 권리 신설, 기초학문 장려의무 등도 신설했다.

조 수석은 "지난 13일 개헌특위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께서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것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서 선출되는 지방정부와 함께 시행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면서 "대통령 말씀에 따라 기본권 조항과 함께 지방분권 조항은 이른 시기에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치와 분권', '불평등과 불공정을 바로잡아 달라는 것'은 국민의 명령이요 시대정신이고, 이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후보 모두가 지방분권 개헌을 주장했고, 정치권이 경제력집중과 양극화 해소, 불공정 거래와 갑질 근절을 외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