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 납세자보호위원회가 신설되면서 납세자보호 기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지방국세청사에서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 초대 외부위원 15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4월1일부터 활동이 시작되는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는 국세청 납세자보호관 외 모두 외부기관에서 추천한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외부위원은 기획재정부에서 5명, 세무사회와 회계사회, 변호사회에서 각 2명, 비영리 민간단체에서 4명을 추천했다.
이들은 앞으로 납세자의 권리구제 등 납세자 보호에 적극 나서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국세청 납보위가 기존 세무서와 지방청에서 운영하는 납보위와 다른 점은 구성위원 대부분이 외부위원이라는 점이다.
납세자가 세무서나 지방청에 권리보호요청을 했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외부위원이 압도적인 국세청 납보위에 한 번 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권리보호요청은 납세자의 권리 침해에 대한 사전적 구제를 위해 지난 2009년 10월 도입된 제도로 국세공무원의 재량 남용 등으로 국세행정 집행과정에서 납세자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는 경우 권리보호를 요청하면 납보위 심의와 납세자보호담당관의 시정요구 등을 통해 세무조사 철회 등 집행을 중지하도록 하는 제도다.
만약 납세자가 세법에 위배되는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거나 국세공무원이 조사 과정에서 절차를 지키지 않는 일들을 당했을 때, 체납액을 완납했음에도 압류해제 등 후속조치가 미흡하거나 과세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등의 일이 발생한다면 세무서장이나 지방국세청장에게 권리보호요청을 할 수 있다.
기존에는 납세자가 권리보호요청을 하면 세무서나 지방청 납보위에서 심의를 해 세무조사 중지 혹은 철회 등의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일반 국세행정분야 권리보호 요청 건수는 1694건이었으며 이 중 1662건이 수정됐다. 세무조사 분야에서는 123건의 시정요청 중 54건이 시정됐다.
세무조사의 경우 시정률이 50%도 채 되지 않은 셈이다.
세무서나 지방청 납보위에서 납세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과거에는 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여야했지만 이제는 국세청에 납보위가 신설됨으로써 납세자는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게 됐다.
세무서장이나 지방처장한테 권리보호요청에 대한 심의결과를 통지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국세청장한테 재심을 요청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심의대상도 확대되어 세무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를 요구하는 등 세무조사 중 국세공무원의 위법·부당한 행위, 중소규모 납세자의 세무조사 범위 확대에 대한 이의제기, 장부 등 일시보관 기간 연장 등도 납보위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특히 심의과정에서 납세자가 직접 납보위에 출석해 권리침해 사실에 대한 의견 진술도 가능해진다.
지난달에는 납세자권리헌장도 개정되어 최소한의 조사범위나 조사기간, 법령 근거에 의한 조사 선정 내용을 납세자한테 꼭 고지해야 한다.
오덕근 국세청 납세자보호당관은 "국세청은 준독립기관으로 구성된 납세자보호위원회 등의 제도를 바탕으로 권리보호요청을 공정하게 심의하는 등 세정집행 과정에서 납세자 권익을 철저하게 보호하겠다"며 아울러 납세자를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세정의 주인으로 존중하는 인식 전환과 혁신을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공정한 세정을 구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