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현장확인 해놓고 또 세무조사를 하는 것이 말이 됩니까? 중복조사 아닌가요?"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조사를 받는 납세자 입장에서는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 지 답답하기만 하다.
국세청에서는 이런 억울한 납세자들을 위해 납세자보호위원회를 운영해 일반행정처리 과정이나 세무조사 과정에서 국세공무원이 절차를 지키지 않았거나 일 처리에 있어 부당함을 겪었다면 문제제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다음달 1일부터 기존 세무서·지방국세청 단위의 납세자보호위원회 뿐만 아니라 국세청에도 납세자보호위원회가 신설되어 세무서나 지방청 납보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주장도 국세청 납보위에 재심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최근 국세청이 밝힌 세무서와 지방청 단위의 납보위 활약 사례들을 살펴보면 중복조사라는 납세자의 억울한 주장을 들어주고 세무조사를 중지하거나 철회시킨 사례들이 있었다.
◆…현장확인 시 사실상 세무조사를 실시했으므로 이후 명백한 혐의없이 조사대상자로 선정할 수 없는 사례
A세무서는 A법인이 탈세를 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 2013년 현장확인을 실시했다. 당시 현장확인을 한 부분은 2012년 귀속분이었다.
3년 뒤인 2016년 B지방청은 A법인이 수입금액을 과소신고했다는 혐의로 법인세 통합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대상은 사업연도는 2011년부터 2015년이었다.
하지만 A법인은 2012년 사업연도가 중복조사임을 주장하며 권리보호를 요청했다.
이에 납세자보호관 A법인에 대한 중복조사를 시정하도록 명령했다. A세무서가 현장확인 시 갑(甲)법인에 대한 각종 장부와 금융거래내역을 확인했고 법인의 매출규모가 크지 않으므로 사실상 모든 부분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납보위는 B지방청이 구체적이고 명백한 탈루 혐의 없이 A법인을 조사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보아 중복조사라며 시정할 것을 의결했다.
◆…법인세 조사 시 대표자의 금융계좌 확인 등 사실상 대표자까지 조사했으므로 이후 대표자에 대한 조사 선정은 중복조사라고 의결한 사례.
B법인의 경우도 중복조사로 결론이 난 사례다.
A세무서는 지난 2014년 8월 B법인에 대해 2010~2012 사업연도 법인세를 조사할 때 대표자에 대한 외화입출금 금융 거래를 확인했다.
B세무서는 2017년 8월 B법인 대표자에 대한 해외소득 신고 누락 혐의로 개인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대상 과세기간 2012년부터 2013년이다.
법인대표는 해당 조사가 중복조사임을 주장하며 권리보호를 요청했고 납보위는 명백한 탈루혐의가 없음에도 B세무서에서 대표를 조사 대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보아 중복조사로 의결했다.
◆…조사·과세자료 처리 시 환급세액이 발생되는 경우에는 별도의 청구절차 없이 조사공무원이 즉시 시정 조치한 사례.
C법인의 경우 중복과세로 인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A세무서는 C법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종업원 6명에게 지급한 급여가 가공경비임을 확인해 법인세 등 과세했다. 조사 공무원은 C법인의 인건비를 가공경비로 처리하면서 C법인이 납부했던 근로소득세의 환급을 누락했다.
C법인은 기납부한 근로소득세를 환급해주도록 권리보호를 요청했다.
납세자보호담당관은 가공 인건비를 계상해 부당하게 세금을 탈루한데 대해 법인세를 과세하면서 원천징수한 근로소득세를 환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해 별도의 절차없이 즉시 환급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