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의 두 거장이 알려주는 심리학에서 찾는 지혜
반대로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하는데 하지 않아서 문제이면 어떻게 하면 될까. 예를 들어 아이가 책을 읽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소설이나 만화책처럼 그림이 많이 들어간 책을 선물하는 게 낫다.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권장하는 행동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고, 권장하지 않는 행동은 쉽게 하지 못하도록 만들라.”는 레빈의 충고를 떠올리고 있다.
사회심리학의 세계적 거장인 코넬대의 토머스 길로비치 교수와 스탠퍼드대의 리 로스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심리학의 원리를 적절하게 이용하면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실생활의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두 저자가 40여 년간 연구해 온 경륜을 바탕으로 이 책을 쓴 이유도 심리학이 단지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현실적인 걱정거리를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저자들은 지혜로운 사람은 아는 게 많은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시의적절하게 실용적인 해법을 내놓거나 사회적 이슈나 논란거리에 대해 예리한 의견을 내놓은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책은 어느 마을에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재활용 비율이 극적으로 높아진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비결은 무엇일까? 해답은 재활용 쓰레기를 담을 수 있는 용기를 색깔별로 구분해서 길모퉁이 쓰레기통 옆에 두는 것이 전부였다. 행동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이것이 심리학을 활용한 지혜를 발휘한 사례이다. 저자들은 권장하는 행동은 커다란 공을 내리막길에서 굴리는 것처럼 쉽게 만들고, 권장하지 않는 행동은 커다란 공을 오르막길을 굴려 올리는 것처럼 어렵게 만들라고 말한다.
저자들은 1부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지혜를 발휘하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2부에서는 인생에서 부닥치는 네 가지 쟁점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관한 실용적인 조언들로 채워져 있다.
첫 번째 쟁점은 '행복'에 관한 것으로,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축구선수 마크 주팬의 사례를 통해 인간의 불행과 행복에 관한 지혜로운 여러 관점들에 대해 알려준다.
두 번째 쟁점은 '관계'에 관한 것으로, 서로 갈등하는 집단 혹은 개인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심리적인 장애 요인이 무엇인지 밝힌 후 그 해결책을 알려준다.
세 번째 쟁점은 '학습부진'에 관한 것으로, 학생과 교사 혹은 부모가 성적을 개선하기 위해 발휘해야 할 지혜를 주고 있다. 바로 '공허한 칭찬'이 아닌 '현실적인 피드백'으로 학생이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버리고 자기 확신을 갖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마지막 쟁점은 '기후변화'에 관한 것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리적 차원에서 어떤 지혜를 동원할 수 있을지에 다양한 심리 실험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해결책들을 제시한다.
현대인들은 이러한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과 SNS 등으로 연결되어 있어 자기 능력을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가 경험했던 초기의 실패담을 들려줄 수 있는 친구나 동료에게서 이 난관이 언젠가는 극복된다는 점에 대해 확신을 얻으려 할 것이다. 동시에 자신이 맞닥뜨린 문제를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팁을 그 친구나 동료에게서 얻고자 할 것이다. 이들은 난관에 봉착했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질문하는 걸 결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남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충고와 비판에 마음을 열어두고 있다는 것이며,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점을 잘 안다.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토머스 길로비치, 리 로스 지음/이경식 옮김/한경BP/424쪽/1만6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