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공분'을 산 외국계 투기자본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현재 진행 중인 가운데 투기성 짙은 외국자본에 대한 과세를 위해 '횡재세' 와 '토빈세' 등 신규세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22일 투기자본감시센터(대표 허영구)와 민노당 공동으로 국회도서관 지하강당에서 열린 투기자본 과세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새로운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빈세(Tobin's tax)란 단기성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지난 1978년 미국 예일대 교수인 제임스 토빈이 고안한 세금이며 횡재세(Windfall Tax)란 영국에서 공공적 자산인 기간산업이 사유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과도한 시세차익에 대해 물린 세금이다.
심상정 의원은 "국제적으로 단기성 외환거래에 세금을 물리는 토빈세를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며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 프랑스 시라크 대통령도 공식제안하는 등 이를 도입하면 지나치게 투기화되는 외국자본의 운동을 규제하는 효과를 얻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또 "영국에서는 공공적 자산인 기간산업을 사유화하면서 과도한 시세차익을 남길 경우 '횡재세'를 부과하고 있다" 며 "우리나라도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까지 포함하는 이 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특히 론스타, 뉴브리지캐피탈 등 투기성 짙은 외국자본들이 라부안 등 조세회피지역을 경유해 우리나라에 들어와 투기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지적한 뒤 라부안과 같은 조세피난처(Tax Haven)를 국가간 이중과세 방지조약 등 국제조세조약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이미 일본과 호주 등 대부분의 나라가 말레이시아와 협상해 라부안을 조세조약 적용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라며 "라부안의 경우 한-말 조세협약 체결 이후인 1990년에 조세회피지역으로 정해진 지역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관철시키지 못한다면 국제협상능력 자체가 문제시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심 상정 의원은 아울러 '과세관련 통계인프라' 구축의 중요성도 내세웠다.
그는 "외국자본에 대한 과세에 앞서 외국자본 조세감면 규모 등 통계인프라부터 마련해야 할 것" 이라며 ▲거주지국 과세원칙에 따른 주식양도차익 금액과 면제세금 규모 추계 ▲조세회피지역 이용 투자금액 및 비과세금액 추계 등 자료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