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감독원, 한국GM
한국GM, 지난해 1조1598억원 적자로 자본잠식 1조1515억원
GM본사 27억$ 출자전환과 산업은행 5000억원 투입해도 우려 여전
한국GM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정부는 지난 2월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임시회에서 한국GM의 경영상황을 보고하면서 지난해 적자가 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1조159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의 적자가 정부의 예상보다 2598억원 늘어난 것이다. 한국GM은 최근 이같은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한국GM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GM은 별도기준 1조159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1조1515억원의 자본이 잠식된 상태에 빠졌다.
한국GM은 또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이 10조6972억원, 영업이익 –8562억원, 당기순이익 –1조1598억원을 기록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한국GM은 지난해 9월 말 당기순이익이 –5270억원을 기록했는데 불과 3개월만에 적자가 6328억원이 늘어나 재무구조가 극도로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지엠은 2014년도부터 적자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2014년 –3534억원, 2015년 –9868억원, 2016년 –6315억원, 2017년 –1조1598억원으로 지난 4년간의 적자규모가 총 3조1315억원에 달한다.
이에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회 임시회 보고를 통해 “한국GM이 지난해 매출액 10조7000억원, 영업이익 –8000억원, 당기순이익 –9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한국GM의 적자가 예상보다 크고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따라 KDB산업은행의 한국GM에 대한 5000억원 상당의 신규투자를 둘러싼 대응책이 주목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한국GM
한국GM의 적자구조가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GM본사는 산업은행에 5000억원의 신규투자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한국GM의 최대주주인 미국 GM본사는 차입금 27억 달러(약 2조9000억원)을 출자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경우 산업은행의 지분은 현재 17.02%에서 1%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고 GM본사가 원하는대로 끌려갈 수 밖에 없게 된다.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5000억원의 돈은 국민의 혈세에서 투입하게 된다.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면서도 미국 GM본사가 밀어붙이는 특별안건에 대해 제대로된 거부권(비토권)을 행사할 수 조차 없게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한국GM 정관상 특별결의 요건은 85%이며 산업은행은 15%의 지분을 확보하려면 대주주의 20대 1 수준의 차등감자가 절실한 실정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올드머니에 산업은행 자금이 들어갈 이유가 없다”면서 “뉴머니도 같은 조건에서 기업 살린다는 취지에서 들어가는 것이고 올드머니는 기존 경영책임이어서 단돈 1원도 못들어간다”고 밝힌바 있다.
이 회장은 “한국지엠이 직접 고용한 인원이 1만5000~2만명, 간접고용까지 합치면 15만명에서 30만명까지 된다”면서 “15년 전에 산업은행이 2000억원 들여서 대우차 관련 30만개 일자리 유지했다면 가성비가 정말 낮았나”라고 반문한바 있다.
이 회장은 “앞으로 한국지엠에 5000억원을 들여서 일자리 10만개를 5년이라도 유지한다면 그게 나쁜 장사인가”라고 되물으며 가성비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한국GM
정부는 한국GM에 대한 지원 원칙으로 △대주주 책임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 △장기 생존 방안이라는 삼박자를 갖추면 지원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한국GM의 재무구조가 예상 밖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미국 GM이 대출금 2조9000억원을 출자해도 지난해말 기준으로 자본잠식 금액을 빼고 나면 자본금이 1조7485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지엠의 지난해 적자 규모가 1조1598억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이 수준의 실적이 지속될 경우 5887억원의 자본금만 남게된다. 올들어서도 한국GM의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의 내수 판매가 군산공장 폐쇄가 발표된 지난 2월부터 반토막 났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는 산업은행이 5000억원을 투입해도 한국GM의 경영이 근본적으로 바꿔지지 않은 한 내년에 또다시 자본잠식에 빠질 것으로 예견되는 대목이다. 첫발을 잘못 들여놓으면 계속해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이기도하다.
이동걸 회장의 가성비 연계로도 뭔가 석연치 않은 상황이 발생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한국GM 사태와 관련해 제대로 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기관무용론과 함께 산업은행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