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분기 최대 실적…2분기 전망도 맑음
KB증권만 홀로 당기순이익 감소…24.74%↓
증권업계가 올해 1분기 거래대금 증가 영향과 IB(투자금융)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최대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어 2분기에도 증권사들의 실적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한 곳은 미래에셋대우였으며 전년 대비 순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하나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의 순이다.
24일 증권사 연결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1조8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의 7204억원 보다 50.13% 늘어난 액수다.
미래에셋대우(2007억원)는 1분기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2000억원대의 순이익을 내며 가장 많은 실적을 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1513억원), 삼성증권(1326억원), NH투자증권(1283억원), 메리츠종금증권(1034억원) 등이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뒀다.
작년 두 곳에 불과했던 분기 순이익 기준 1000억원대 회사가 업황이 좋아지면서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이 새롭게 1000억원 클럽에 입성했다.
그 다음으로 신한금융투자(970억원), 키움증권(874억원), KB증권(819억원), 대신증권(571억원), 하나금융투자(419억원) 등의 순이었다.
작년 치열한 실적 순위 다툼을 벌였던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첫 레이스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한 발 앞섰다.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82.22% 증가한 2007억원의 순익을 올려 한국투자증권을 500억원 가량 제치고 1위로 출발했다. 이 회사의 순이익이 2000억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07년 1분기 이후 11년 만이다.
작년 두 회사의 경쟁은 200억원 차이로 한국투자증권이 첫 승전보를 알렸다. 이어 2~3분기에는 미래에셋대우가 왕좌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한국투자증권이 간발의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올 한해 역시 두 회사의 순위싸움은 주요 관심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3조3876억원의 영업수익으로 증권사 중 유일하게 3조 클럽에 가입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46억원으로 50% 가량 증가했다.
이 회사의 수익구조를 보면 위탁매매 35%, 자산관리 14%, IB 13%, 트레이딩(자기매매) 13%, 이자손익 및 배당 25% 등으로 수익구조가 고른 분포를 나타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주식시장 거래대금과 고객자산 증가에 따라 위탁매매 수익이 증가했고 자산관리 IB(투자은행) 해외현지법인 등의 수익 확대도 이뤄졌다"고 밝혔다.
1위 자리를 미래에셋에 내준 한국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16.29% 증가한 15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65억원으로 22.20%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44.89% 증가한 1283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순익 4위 자리를 지켰다. 영업이익은 17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9% 늘어났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증가율이 제일 높은 곳은 하나금융투자(180%)이었다. 이어 삼성증권(137%), 대신증권(134%), 신한금융투자(111%) 등도 100%가 넘는 가파른 증가율을 나타냈다.
하나금융투자는 1분기 41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 150억원에서 2배를 초과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순이익 규모가 크지 않은 이유로 실적 순위는 전년에 이어 10위에 머물렀다.
신한금융투자는 1분기 970억원의 순익을 올리면서 2분기 1000억원대의 실적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신한금투는 1년 동안 순익을 500억원 가량 늘리면서 실적순위 업계 8위에서 6위로 단숨에 올라섰다.
올 1분기 특히 삼성증권의 약진이 눈에 띈다. 삼성증권은 전년 대비 137.46% 증가한 132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 회사는 지난달 6일 112조원 규모의 배당사고에도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3011억원으로 11.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801억원으로 무려 14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순이익 기준 업계 7위를 기록했던 삼성증권은 3위까지 올라섰다.
WM(자산관리)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리테일 전체 예탁자산 195조원 가운데 1억원 이상을 맡긴 개인고객 예탁자산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107억원을 차지하는 등 자산관리 시장의 경쟁우위가 강점으로 부각됐다. 취약 부문으로 꼽히던 IB 부문 수익도 235억원을 기록해 직전 회계연도 대비 131%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주식중개 활성화로 순수탁수수료 증가와 더불어 펀드·ELS(주가연계증권), 랩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금융상품 예탁자산이 증가했다"며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실적 확대로 인수 및 자문수수료가 증가하는 등 모든 사업 부문이 고르게 양호한 성과를 시현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571억원으로 전년 보다 133.85%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4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76.40% 증가했다.
키움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874억원으로 전년보다 43.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0% 늘었다. 1월 증시 호황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분기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회사의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27.84% 늘어난 1034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 후 리테일, 트레이딩 등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이 나타난 결과다. 이 회사는 2010년 이후 거의 매년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메리츠증권의 순이익은 2010년 200억원 수준에서 2011년 531억원, 2012년 629억원, 2013년 516억원, 2014년 1447억원, 2015년 2873억원, 2016년 2540억원, 2017년 3552억원 등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KB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24.74% 감소한 819억원의 순이익으로 상위 10개 증권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이에 따라 작년 1분기 순이익 순위 3위에서 8위까지 내려앉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