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현행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특위는 3일 오후 2시 제2차 전체회의를 개최해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을 심의·확정하고 이를 정부에 제출했다.
재정특위의 권고안을 살펴보면 조세분야는 ▲종합부동산세 개편 ▲금융소득 종합과세 개편 ▲주택임대소득세 개편 ▲환경 관련 개별소비세 개편이며, 예산분야는 ▲중앙-지방-지방교육 재정정보 통합 공개 및 활용 ▲건강보험 재정정보의 통합 공개 ▲나라살림 정보, 개인별 맞춤형으로 제공 ▲알기 쉽고 유용한 재정보고서 작성 ▲재정정보의 공개에 관한 법적 근거 마련이다.
재정특위는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경우 기준금액 이하는 분리과세를 하기 때문에 고소득자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 있어 기준금액을 1000만원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2016년 귀속 기준 금융소득 1000만~2000만원 구간의 인원은 약 31만명으로 권고안대로 과세가 된다면 과세대상자 수는 기존 신고인원 9만여명(2000만원 이상자)에서 40만여명으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준금액 인하 시 금융 외 소득 규모에 따라 종합소득세율 과표구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세수 효과 추정은 곤란하다고 재정특위는 설명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제도는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하던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다른 종합소득에 합산해 누진세율(6~42%)을 적용하는 것으로 지난 1996년 부부합산과세로 처음 도입됐었다.
하지만 2002년 8월 부부합산과세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면서 이후 개인별과세로 전환했으며 2013년 기준금액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 등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이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하며 이 경우 종합소득세율이 적용된다. 소득이 많다면 분리과세를 할 때 적용되는 원천징수세율 14%보다 더 많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도 있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아무리 많아도 금융소득이 2000만원 미만이라면 단일세율 14%를 적용받아 세금을 적게 내도 된다.
재정특위는 이것이 금융소득자 중 한계세율이 높은 고소득자에게 더 유리해 수직적 형평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등은 종합과세가 되면서 금융소득만 분리과세를 하는 것도 소득유형간 수평적 형평성을 저해한다고 꼬집었다.
더구나 금융소득의 상위계층 쏠림현상이 심각한 반면 가계저축률은 지속 증가해 저축 증대라는 정책목표는 이미 달성했다고 판단해 더 이상 현행 기준금액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정특위 위원들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담세력에 따른 세부담을 강화하고 다른 소득과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1000만원으로 인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일부 재정특위 위원들은 임대소득 분리과세 등 다른 자산소득과세와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개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