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좋은책만들기
홍재화 지음/ 좋은책만들기 펴냄 / 304쪽 / 1만6000원
사회적 모임이 많아지고 인간 관계가 다양해지면서 '총무형' 리더십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리더와 구성원을 아우르며 인적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이른바 '총무형 인간'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리더의 명령을 따르는 동시에 조직원들을 한 방향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게 하는 멀티 플레이어. 기업이나 전장에서의 참모, 주연과 엑스트라를 동시에 빛나게 해주는 조연 배우, 각종 동호회 같은 모임에서의 안방마님이자 마당쇠인 총무가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인적 연결의 매개자이자 다양한 캐릭터들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조정자, '판'을 벌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성적인 좌뇌와 감성적 우뇌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대타협을 유도하는 간뇌(間腦)의 주인공이 되려면 어떤 반대급부가 필요할까. 피의 순환이 원활해야 신체가 건강하듯 전체 조직의 혈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효율적으로 구동시키는 매뉴얼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신간 '총무와 팔로워 리더십'은 지금 왜 총무형 인간이 주목받고 있는지, 그들의 역할이 어떻게 조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팔로워 리더십에 대한 실무적 조언에서부터 구성원들의 신뢰를 획득하기까지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소개했다. 저자의 풍부한 경험이 녹아든 새로운 관점의 인간 관계 로드맵으로 유효하다. 확장된 인적 네트워크와 더 명확한 업무 수행, 더 원활한 인간 관계에 관심이 있다면 펼쳐볼 만하다.
저자는 진정한 '총무'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남의 신발도 신어볼 줄 알고, 리더 및 회원들과 문제해결 능력을 공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계 속에서 핵심 가치를 명료하게 하고, 다양한 구성원들을 즐겁게 뭉치게 하고 행복하게 만든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잘 나가는 기업에서 실행하는 경영 마인드, 즉 고객만족 경영을 모임에 적용하라"고 권고한다.
팔로워십에 대한 인식도 대단히 합리적이다. 신뢰감이 있어야 영향력이 발휘되므로 구성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공감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 '불만 회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명사(名士)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모임이 이익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갈등에 대응하는 법을 배워라', '모임의 응집력을 키워야 한다'는 노하우도 유익하게 읽힌다.
윤기 있는 삶을 목표로 꾸려진 작은 모임, 소공동체와 동호회는 차고도 넘치는 세상이지만 운영이 녹록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잘 발효된 저자의 경험이 꼼지락거리고 있는 이 책으로 무더위를 잊는 것은 어떨까. 신영복 선생 말처럼 결론은 역시 '관계 속의 인간'이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