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한화생명 상반기 사업비 30%이상 늘어
올해 상반기 국내 24개 생명보험사가 새로운 고객 유치와 기존 계약을 유지하는데 쓴 사업비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생명보험협회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24개 생명보험사가 쓴 사업비는 4조 5460억원으로 전년동기 4조 480억원에 비해 12.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대형 생보사들의 사업비가 크게 확대됐다.
특히 업계 1위 삼성생명은 1조 860억원으로 전년 7490억원에 비해 45% 크게 증가하고 뒤이어 한화생명이 5550억원으로 전년동기 4200억원 대비 31.96% 증가했다. 교보생명은 4580억원으로 전년 4240억원 대비 7.93% 늘었다.
반면 농협생명, 동양생명, 신한생명, 흥국생명,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 처브라이프생명 등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의 필요성으로 인해 조직 효율화 등으로 사업비를 줄였다.
이중 푸본현대생명의 상반기 사업비는 전년에 비해 37.03% 감소한 430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그 다음으로 KDB생명은 96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2.66% 감소하고 처브라이프생명은 350억원으로 12.43%, 흥국생명은 1430억원으로 11.24% 감소하는 등 두 자리수 이상 크게 줄었다.
신한생명 상반기 사업비는 2350억원으로 6.30%, 농협생명은 2900억원으로 5.52%, 동양생명은1780억원으로 2.49%, KB생명은 430억원으로 0.71%로 감소한 수치를 기록하며 이들 회사 모두 전년도보다 사업비가 소폭 줄었다.
중소형사 중에서도 DGB생명은 470억원으로 24.57%, AIA생명이 1870억원으로 21.79%, 미래에셋생명이 1720억원으로 15.44% 증가한 수치를 기록하며 10% 이상 사업비를 늘려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 교보라이프플래닛이 9.91%, 오렌지라이프가 9.00%, 메트라이프생명이 7.49%, BNF파리바카디프가 7.61% 순으로 사업비가 늘었다.
보험료 매출에서 사업비를 나눈 사업비율 기준으로는 교보라이프생명이 22.52%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회사측에 따르면 출범한지 5년을 넘기고 있는 신설사여서 다른 생보사에 비해 마케팅 비용 등 돈을 많이 쓰다보니 사업비율이 높은 편이라는 입장이다.
그 다음으로 처브라이프생명이 전년동기 8.38%p 감소한 20.61%, 라이나생명이 전년에 비해 0.11%p 상승한 16.44%, AIA생명이 전년동기 3.15%p 상승한 15.98%, 메트라이프생명이 전년동기 1.09%p 상승한 12.16%를 기록하며 상위에 랭크됐다.
생보사 가운데 사업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IBK연금보험으로 2.09%에 그쳤다. 그 다음으로 푸본현대생명 5.41%, 미래에셋생명 6.20%, KDB생명 6.40%, KB생명 6.86% 순으로 낮은 사업비율을 보였다.
사업비는 보험회사가 상품을 만들면서 보험료에 책정된 금액으로 사업비가 상대적으로 많아지면 보험사들이 영업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지출이 확대될수록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사업비에는 설계사에 대한 수당과 판매촉진비, 점포운영비, 직원급여, 수금비용 등이 포함되며 보험상품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사업비율이 낮을 수록 가입자에게는 유리하다는 평을 받는다. 반면 사업비율이 높아지면 가입자들을 위한 보장보다 상품판매와 유지를 위해 쓰는 돈을 늘리고 있는 경우가 많아 갱신 시점에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오를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오는 2021년 도입되는 새국제회계기준 IFRS17 시행이 따라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에 대한 부담을 갖게 된다"며 "대형생보사들은 사업비를 늘리며 고객 유치 확보에 집중하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형 생보사들은 재무 부담으로 인해 지출을 줄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