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상장주식 위탁매매로 얻은 이익은 사업소득 아니다

이전오 성균관대 교수 연구논단서 주장
"미술품 경매회사 통해 판매한 것은 위탁매매…기타소득 해당"

우리나라 소득세법은 소득이 어디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과세표준과 세액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소득구분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데 소득구분이 항상 쉽지는 않다.

특히 서화, 골동품 등의 위탁매매로 얻은 소득의 소득구분 문제는 복잡하다. 개인이 소장한 서화나 골동품을 여러 차례 경매회사나 화랑 등을 통하여 매도하여 소득을 얻은 경우에 그 소득은 사업소득인가 아니면 기타소득인가? 경매회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여러 차례에 걸쳐 제3자에게 매도하여 소득을 얻었으면 그 소득은 사업소득인가, 기타소득인가? 이런 문제는 주식의 경우에도 발생한다.

거주자가 경매회사에게 그가 소장 중인 서화나 골동품 1-2점의 매각을 의뢰하여 그것이 점당 6000만 원 이상에 팔린 경우에 거주자가 얻은 이익이 기타소득에 해당하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에 비하여, 다수의 고가 서화·골동품의 소장자인 거주자가 여러 차례에 걸쳐서 경매회사에게 그가 소장 중인 서화나 골동품의 매각을 의뢰하여 이익을 얻었다면 그 이익은 어떤 소득에 해당할까?

이전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다수의 고가 서화·골동품의 소장가가 여러 차례에 걸쳐서 경매회사에게 그가 소장 중인 서화나 골동품의 매각을 의뢰하는 행위의 법적 성격은 위탁매매라고 해석했다.

개인 소장가는 반복적·계속적으로 서화·골동품의 판매를 위탁할 뿐이며 그런 위탁행위가 반복적·계속적으로 행하여졌다고 하여 개인 소장가가 얻은 이익이 사업소득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수의 고가 서화·골동품의 소장자인 거주자가 여러 차례에 걸쳐서 경매회사에게 그가 소장 중인 서화나 골동품의 매각을 의뢰하여 이익을 얻었다 하더라도 그 이익이 사업소득이 될 수는 없다.

다수의 서화·골동품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 소장가가 경매회사 등을 통하지 않고 직접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서화·골동품을 여러 차례에 걸쳐서 양도하여 이익을 얻었다면 사업소득인가 기타소득인가?

이전오 교수는 서화·골동품의 소유자가 경매회사에 위탁하지 않고 직접 제3자에게 양도하여 얻은 이익도 입법취지 및 외국의 입법과 판례에 비추어 볼 때에 그 횟수 여하에 불구하고 사업소득이 아니라 기타소득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교수의 이같은 '연구논문'을 아래와 같이 전제한다. 

[연구논단] 미술품·상장주식 등의 위탁매매로 얻은 이익의 소득구분

 이전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I. 문제의 제기

우리나라 소득세법은 거주자의 소득의 종류를 종합소득, 퇴직소득, 양도소득으로 나누고 있다. 종합소득은 이자소득, 배당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을 합산한 것이다(소득세법 제4조 제1항). 개인이 경제활동을 통하여 소득을 얻었을 때, 그 소득이 종합소득, 퇴직소득, 양도소득 중 어디에 속하는지, 종합소득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다시 그중 어느 항목의 소득에 속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 소득세법은 순자산증가설이 아니라 소득원천설에 따르고 있기 때문에 어떤 행위나 거래로 소득을 얻었다 할지라도 그것이 소득세법에 규정되어 있는 어느 소득에 해당하지 않는 한, 소득세 부과대상이 아니다. 또한, 과세대상이라고 하더라도 소득세법에 규정되어 있는 소득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즉, 종합소득, 퇴직소득, 양도소득 중 어디에 속하는지 및  종합소득에 속한다 하더라도 그중 어느 항목의 소득에 속하는지에 따라 과세표준과 세액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소득구분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데, 소득구분이 항상 쉽지는 않다. 종합소득, 퇴직소득, 양도소득 중 어디에 속하는지의 구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을 뿐만 아니라, 종합소득에 속한다 하더라도 그중 어느 항목의 소득인지를 판별해 내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글에서는 위와 같은 소득구분의 문제 중 하나로 서화, 골동품 등의 위탁매매로 얻은 소득의 소득구분 문제를 살펴본다. 어느 개인이 그가 소장한 서화나 골동품을 여러 차례 경매회사나 화랑 등(이하 “경매회사”라고만 함)을 통하여 매도하여 소득을 얻은 경우에 그 소득은 사업소득인가 아니면 기타소득인가? 경매회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여러 차례에 걸쳐 제3자에게 매도하여 소득을 얻었으면 그 소득은 사업소득인가, 기타소득인가? 이런 문제는 주식의 경우에도 발생한다. 예컨대, 상장회사의 대주주가 주식시장(한국거래소)을 통하여 여러 차례에 걸쳐서 주식을 사고 팔아서 소득을 얻었으면 그 소득은 사업소득인가, 양도소득인가? 개인이 장외에서 여러 번에 걸쳐서 비상장주식을 사고 팔아서 소득을 얻었으면 그 소득은 사업소득인가, 양도소득인가?

II. 사업소득의 징표와 내용

1. 사업소득의 의의

소득세법에서 '사업소득'의 의미를 명시적으로 정의한 조항은 없다. 사업소득에 관한 규정인 소득세법 제19조도 그 유형만을 열거하고 있을 뿐이지 사업소득의 개념을 밝히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소득세법 제19조 제1항 제21호는 “제1호부터 제20호까지의 규정에 따른 소득과 유사한 소득으로서 영리를 목적으로 자기의 계산과 책임 하에 계속적·반복적으로 행하는 활동을 통하여 얻는 소득”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사업소득의 핵심적 징표로 '영리 목적성', '자기의 계산과 책임' 및 '계속성·반복성'을 들고 있다.

종전의 판례상으로는 사업소득과 이자소득의 구분, 사업소득과 양도소득의 구분, 사업소득과 기타소득의 구분 등이 문제된 사례가 많았는데, 사업소득의 의미에 관하여 예컨대, 대법원 1989. 3. 28. 선고 88누8753 판결은 “소득세법상의 사업소득에 속하는 것인가의 여부는 그 사업이 수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지와 그 규모, 회수, 태양 등에 비추어 사업활동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계속성과 반복성이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가려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2. 사업소득과 다른 소득의 구분 필요성

사업소득은 이자소득, 배당소득, 근로소득 등과 합산하여 종합소득으로 과세되는데 반하여, 양도소득은 따로 분류과세하므로 양자는 과세표준과 세액의 산정방식이 전혀 다르다. 그리고, 종합과세되는 소득 내에서도 소득의 유형에 따라 필요경비의 인정 여부, 소득공제의 크기 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업소득과 다른 소득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업소득은 필요경비의 공제가 인정되므로(소득세법 제19조 제2항) 세액산정에서 납세자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으나, 사업자로 인정되면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하는 불리한 측면도 있다(부가가치세법 제2조 제3호, 제3조 제1호).  

3. 사업소득의 종류

소득세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의 종류를 ①농업·임업 및 어업, ②광업, ③제조업, ④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 ⑤하수·폐기물처리, 원료재생 및 환경복원업, ⑥건설업, ⑦도매 및 소매업, ⑧운수업, ⑨숙박 및 음식점업, ⑩출판, 영상, 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⑪금융 및 보험업, ⑫부동산업 및 임대업, ⑬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⑭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 ⑮교육서비스업, ⑯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⑰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⑱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 ⑲가구내 고용활동 ⑳복식부기의무자의 차량 및 운반구 등 사업용 유형고정자산의 양도 ㉑제1호부터 제20호까지의 규정에 따른 소득과 유사한 소득으로서 영리를 목적으로 자기의 계산과 책임 하에 계속적·반복적으로 행하는 활동 등 21가지로 구분하고, 소득세법 시행령 제31조 내지 제37조의 2에서 이들 업종을 다시 세분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업의 범위는 「통계법」 제22조에 따라 통계청장이 고시하는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다(소득세법 제19조 제3항).

III. 서화·골동품 등의 양도로 얻은 이익의 과세에 대한 입법연혁과 내용

1. 서화·골동품 등의 양도로 얻은 소득의 과세에 관한 입법연혁

(1) 1990. 12. 31. 개정된 구 소득세법에서는 부동산 양도소득, 서화·골동품 등에 대한 투기를 근절하고 소득 종류간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기하기 위하여 2,000만 원 이상인 서화·골동품을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으로 하고 1993. 1. 1.부터 시행하기로 하였다(구 소득세법 제23조 제1항 제3호, 부칙 제1조, 1990. 12. 31. 신설된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44조 제5항). 그러나, 열악한 미술시장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미술계의 반발로 말미암아 서화·골동품등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과세를 3년간 유예하여 그 과세시기를 1993. 1. 1. 이후에서 1996. 1. 1. 이후로 연기하였다(1992. 12. 8. 개정된 구 소득세법 부칙 제1조).

(2) 1995. 12. 29. 개정된 소득세법은 종합소득 항목에 일시재산소득을 신설하고 거주자가 2,000만 원 이상인 서화·골동품을 양도하여 얻은 이익은 일시재산소득으로 과세하되 1998. 1. 1.부터 종합과세하고,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서화·골동품의 양도소득은 비과세하도록 하였다(1995. 12. 29. 개정된 구 소득세법 제20조의 2 제1항 제1호, 제12조 제4의2호, 부칙 제1조, 제3조, 1995. 12. 30. 개정된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 2 제1항).

(3) 그 후 세원 포착을 위한 서화·골동품시장의 유통제도의 정비에 시간이 필요하다 하여 1997. 12. 13. 개정된 소득세법에서는 개인소장가의 서화·골동품의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하여 1998. 1. 1.부터 일시재산소득으로 과세하도록 되어 있던 것을 3년간 유예하여 2001. 1. 1.부터 과세하도록 하였다(1997. 12. 13. 개정된 구 소득세법 부칙 제1조).

(4) 그 후 다시 미술시장의 활성화를 위하여 2000. 12. 29.에 소득세법을 개정하여 2004. 1. 1.부터 일시재산소득을 과세하기로 하였으나(2000. 12. 29. 개정된 구 소득세법 부칙 제1조), 2003. 12. 30. 개정된 소득세법에서는 일시재산소득의 범위에서 서화·골동품을 아예 삭제하였다(2003. 12. 30. 개정된 구 소득세법 제20조의 2 제1항).

(5) 그러다가 조세정의를 실현하고 소득종류 간 과세형평성을 높이기 위하여 2008. 12. 26. 소득세법을 개정하여 6,000만 원 이상인 서화·골동품의 양도차익에 대하여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하되(2008. 12. 26. 개정된 구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25호, 제14조 제3항 제5호의2, 2009. 2. 4. 신설된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41조 제10항),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서화·골동품의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 및 서화·골동품을 박물관 또는 미술관에 양도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에 대하여는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위 구 소득세법 제12조 제5호 바목·사목), 기타소득으로 과세되는 시기를 2011. 1. 1.로 규정하였다(위 구 소득세법 부칙 제1조).

(6) 그 후 6,000만 원 이상인 서화·골동품에 대하여(2010. 2. 18. 개정된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41조 제12항) 2013. 1. 1.부터(2009. 12. 31. 개정된 구 소득세법 부칙 제1조)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 기본 내용은 같다(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25호, 소득세법 시행령 제41조 제13항). 

2. 과세대상인 서화·골동품

가. 서화·골동품의 개념

국어사전에서는 서화를 '글씨와 그림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골동품을 '오래되었거나 희귀한 옛 물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세법은 서화, 골동품, 예술창작품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그 개념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예컨대, 법인세법 시행령은 업무와 관련이 없는 자산의 하나로 서화 및 골동품을 들고 있고(법인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2호 가목),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은 면세되는 인적 종류의 하나로 서화, 도안을 열거하고 있고(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42조 제1호 가목), 면세하는 예술 창작품에 미술은 포함되나 골동품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43조 제1호).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은 판매용이 아닌 서화·골동품 등 예술적 가치가 있는 유형재산의 평가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고(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2조 제2항 제2호), 관세법 별표 제21부(품목번호 9701-9706)에서는 예술품·수집품·골동품의 세율에 대하여 무세라고 규정한다. 이와 같이, 서화·골동품·예술품 등의 범위가 개별세법에 따라 달리 규정되어 있는 것은 문제라고 하겠다.
 
나. 과세대상인 서화·골동품

소득세법 시행령 제41조 제13항은 기타소득의 과세대상인 서화·골동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41조 제13항:
법 제21조 제1항 제25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서화(書畵)·골동품”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개당·점당 또는 조(2개 이상이 함께 사용되는 물품으로서 통상 짝을 이루어 거래되는 것을 말한다)당 양도가액이 6천만원 이상인 것을 말한다. 다만, 양도일 현재 생존해 있는 국내 원작자의 작품은 제외한다.
1. 서화·골동품 중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
가. 회화, 데생, 파스텔{손으로 그린 것에 한정하며, 도안과 장식한 가공품은 제외한다} 및 콜라주와 이와 유사한 장식판
나. 오리지널 판화·인쇄화 및 석판화
다. 골동품(제작 후 100년을 넘은 것에 한정한다)
2. 제1호의 서화·골동품 외에 역사상·예술상 가치가 있는 서화·골동품으로서 기획재정부장관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협의하여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것

IV. 서화·골동품 등의 양도로 얻은 이익의 소득구분
서화·골동품을 가지고 있는 거주자가 위탁매매를 통하여 그 서화·골동품을 통하여 양도하는 경우와 개인이 직접 양도하는 경우로 나누어서 소득구분 문제를 살펴본다.

1. 위탁매매를 통하여 서화·골동품을 양도하는 경우
가. 쟁점
세계적으로는 크리스티(Christie's)와 소더비(Sotheby's) 등의 미술품 및 골동품 경매회사가 유명하지만 국내에도 미술품 및 골동품 경매회사가 주식회사 서울옥션 등 여러 군데가 있고, 미술품 시장은 최근 들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거주자가 경매회사에게 그가 소장 중인 서화나 골동품 1-2점의 매각을 의뢰하여 그것이 점당 6000만 원 이상에 팔린 경우에 거주자가 얻은 이익이 기타소득에 해당하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에 비하여, 다수의 고가 서화·골동품의 소장자인 거주자가 여러 차례에 걸쳐서 경매회사에게 그가 소장 중인 서화나 골동품의 매각을 의뢰하여 이익을 얻었다면 그 이익은 어떤 소득에 해당하는가?

이에 대하여는 그 규모, 회수, 태양 등에 비추어 볼 때 사업활동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계속성과 반복성이 있기 때문에 사업소득에 해당한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사업소득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기타소득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위탁매매의 측면에서의 검토
다수의 고가 서화·골동품의 소장가가 여러 차례에 걸쳐서 경매회사에게 그가 소장 중인 서화나 골동품의 매각을 의뢰하는 행위의 법적 성격은 위탁매매이다.

자기명의로써 타인의 계산으로 물건 또는 유가증권의 매매를 영업으로 하는 자를 위탁매매인이라 하고(상법 제101조), 위탁매매인은 위탁자를 위한 매매로 인하여 상대방에 대하여 직접 권리를 취득하고 의무를 부담한다(상법 제102조). 그리고, 위탁매매인이 거래소의 시세가 있는 물건 또는 유가증권의 매매를 위탁받은 경우에는 직접 그 매도인이나 매수인이 될 수 있다(상법 제107조). 위탁매매인은 위탁자에게서 물건이나 유가증권의 매매를 위탁받고 이를 자기의 이름으로 제3자와 매매하여 그 결과로 얻은 대금 또는 매수한 물건을 위탁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업으로 하며, 위탁매매인은 자기의 이름으로, 즉 법률행위의 당사자로서 매매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대리인과 다르다.
이것은 경매회사가 개인에게서 위탁받은 서화·골동품을 매각하는 경우에도 다르지 않다. 즉, 이 경우에 경매회사는 경매라는 법률행위(매매)의 당사자이다. 따라서, 상대방에 대하여 직접 권리를 취득하고 의무를 부담하는 주체는 위탁자인 개인 소장가가 아니라 위탁판매인인 경매회사이다.

다. 사업소득의 속성인 계속성·반복성 측면에서의 검토
사업소득이 그 징표로 요구하는 계속성·반복성은 그 자체가 사업과 직접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 개인 소장가가 서화·골동품을 경매회사에 위탁하여 판매하는 경우에 계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 내지 거래는 경매회사가 경매를 통하여 서화·골동품을 수요자에게 판매하는 행위이다. 이런 판매행위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여 계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경매회사가 얻는 소득(판매 수수료)은 당연히 경매회사의 사업소득에 속한다.
 
그에 비하여 개인 소장가는 반복적·계속적으로 서화·골동품의 판매를 위탁할 뿐인데, 그런 위탁행위가 반복적·계속적으로 행하여졌다고 하여 개인 소장가가 얻은 이익이 사업소득이 될 수는 없다. 사업소득과 관련하여 문제되는 것은 판매가 계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가 여부이지 위탁이 계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지 여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개인 투자자가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인 주식을 증권회사에 위탁하여 1년에 수십차례 또는 수백차례 매매하여 양도차익을 얻었다 하더라도 그 이익에 대하여 양도소득세로 과세할 수 있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사업소득으로 과세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경우에 사업소득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것은 증권회사가 고객에게서 받는 수수료 수입이지 투자자가 여러 차례의 주식 거래로 얻은 이익이 아니다. 왜냐하면 사업소득의 징표인 계속성·반복성이 문제되는 것은 증권회사의 주식 매도·매수행위이지 투자자의 위탁행위가 계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지 여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로 농어민들이 생산한 농수산물을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위탁하여 경매를 통해 판매하는 경우에도 농수산물도매시장이 매매업을 영위하는 것이지, 생산품의 판매를 위탁한 농어민들이 매매업을 영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까닭에 농어민들이 농어업을 영위하는 것과 별도로 매매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보아 농업소득 외의 사업소득으로 과세하는 예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라. 한국표준산업분류 관점에서의 검토

우리나라 소득세법은 과세대상인 소득의 범위를 법률에 제한적으로 열거하는 소득원천설을 따르고 있으며 이것은 사업소득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이다. 즉, 사업소득에 해당하려면 소득세법 제19조 제1항에 열거된 제1호 내지 제21호 중 어딘가에 해당하여야 한다. 아울러, 제1항 각 호에 따른 사업의 범위에 관하여는 통계청장이 고시하는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르고, 그 밖의 사업소득의 범위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시행령으로 정한다(소득세법 제19조 제3항).

개인 소장가가 반복적·계속적으로 서화·골동품의 판매를 위탁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소득세법 시행령에 아무런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도 일체 해당 규정이 없다. 이 경우에 소장가의 행위가 도매업·소매업 등의 매매업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위탁매매의 경우에 위탁매매에 따른 물건이나 유가증권의 매매업은 일정한 인적·물적 시설을 구비하고 권리의무관계의 당사자로서 자신의 명의로 거래를 하는 위탁매매인이 행하는 것이지 위탁자가 행하는 것이 아니다. 위탁매매인에게 수수료를 지급하고 매매를 의뢰하는 소장가의 행위가 매매업이 될 수는 없다. 한국표준산업분류 제10차 개정 분류 해설서(2017)의 중분류 '소매업'(분류코드 47)에 대한 설명 중 개요 부분에서 “개인 및 소비용 상품(신품, 중고품)을 변형하지 않고 일반 대중에게 재판매하는 산업활동으로서 여기에는 백화점, 점포, 노점, 배달 또는 통신 판매, 소비조합, 행상인, 경매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소매상은 대체적으로 자신들이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판매하거나 계약(위탁) 또는 수수료에 의하여 소유자를 대리하여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하여 위탁판매업이 위탁매매인의 소매업임을 명시하고 있을 뿐이고, 위탁자의 매도나 매수의 위탁행위를 소매업인 사업이라고 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다수의 고가 서화·골동품의 소장자인 거주자가 여러 차례에 걸쳐서 경매회사에게 그가 소장 중인 서화나 골동품의 매각을 의뢰하여 이익을 얻었다 하더라도 그 이익이 사업소득이 될 수는 없다.

마. 비교법적 검토

(1) 미국
미국 연방세법(IRC) 상 소극적인 경제행위(the passive activity)에서 발생한 비용은 소득금액을 계산할 때에 공제해주지 않는다(IRC §469 (a)). 소극적인 경제행위란 납세자가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거래나 사업(the conduct of any trade or business)을 가리킨다(IRC §469 (c) (1)).

여기에서 학설은, 거래소나 경매소 등의 시장을 통해 활발하게 거래되는 형태의 개인재산을 자신의 계산으로 거래하는 행위는 사업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the activity of trading for one's own account in personal property “of a type” that is “actively traded” is never a trade or business, regardless of how it is characterized for other purposes.). (Bittker & Lokken, Federal Taxation of Income, Estates and Gifts(3rd ed), Thomson Reuters, p.28-29).

(2) 일본
일본은 과세소득을 소득의 발생원천에 따라 이자소득·배당소득·부동산소득·사업소득·급여소득·퇴직소득·산림소득·양도소득·일시소득 및 잡소득의 10종류로 구분하면서, 우리 소득세법상의 기타소득에 해당하는 잡소득을 “이자소득, 배당소득, 부동산소득, 사업소득, 급여소득, 퇴직소득, 산림소득, 양도소득 및 일시소득의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 소득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일본 소득세법 제35조 제1항). 잡소득금액은 총소득금액에 포함하여 종합과세한다(일본 소득세법 제36조 제1항).

이러한 법체계 하에서 학설은 영리를 위해 거래소를 통하여 유가증권을 계속적·반복적으로 양도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은 사업소득이 아닌 잡소득으로 해석하고 있다[金子 宏, 租稅法(10판), 243면].

판례도 사업소득과 잡소득의 구분기준으로서 ①영리성·유상성의 유무, ②계속성·반복성의 유무, ③자기의 위험과 계산에 의한 기획수행성의 유무, ④정신적 또는 육체적 노력의 정도, ⑤인적·물적 설비의 유무, ⑥직업(경력)·사회적 지위, ⑦생활상황, ⑧업무에서 상당 기간 계속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등을 제시하면서, 증권회사를 통해 주식 및 선물을 계속적으로 거래하여 발생한 양도소득은 잡소득이라고 해석하고 있다[東京地方裁判所, 平成 2(行ウ)210, 平成 5년 9월 6일; 最高裁判所 昭和 53년 10월 31일; 名古屋地方裁判所 昭和 60년 4월 26일 판결 등].

위와 같은 학설이나 판례는 서화·골동품·유가증권 등의 계속적·반복적인 양도행위로 이익을 얻더라도 그 양도가 거래소를 통해 이루어지면 '사업소득'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바. 결어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위탁매매의 법리, 사업소득의 본질, 한국표준산업분류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에, 다수의 서화·골동품의 소장자인 거주자가 여러 차례에 걸쳐서 경매회사에게 그가 소장 중인 고가의 서화나 골동품의 매각을 의뢰하여 이익을 얻었다 하더라도 그 이익은 기타소득이지 사업소득이 될 수 없다.

2. 직접 서화·골동품을 양도하는 경우

가. 쟁점
다수의 서화·골동품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 소장가가 경매회사 등을 통하지 않고 직접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서화·골동품을 여러 차례에 걸쳐서 양도하여 이익을 얻으면 그것은 사업소득인가 아니면 기타소득인가?

한국표준산업분류(제10차, 2017.) 소매업(47) 중 478은 기타 상품 전문 소매업을, 그 중 4874는 예술품, 기념품 및 장식용품 소매업을, 다시 47841은 예술품 및 골동품 소매업을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예술품 및 골동품 소매업'의 의미에 대하여 “미술품, 공예품, 예술품 등 각종 창작 예술품을 소매하는 산업활동을 말한다. 가정용으로 사용되는 도자기 등과 같이 예술적 성격을 가지지 않는 상품은 제외한다.”고 하면서 예시로 그림 소매, 조각품 소매, 장식용 도자기 소매, 미술품 소매(화랑), 목조 공예품 소매, ․고려청자·이조백자 등 소매, 조각품 소매, 고서적 소매(일반 중고 서적 제외) 등을 들고 있다.

이 규정만 보면 서화·골동품을 여러 차례에 걸쳐서 양도한 개인이 얻은 이익도 화랑과 마찬가지로 사업소득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 사업소득이 되기 위하여 그 전제로서 반드시 인·허가를 거치거나 사업자등록을 하였을 것을 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나. 검토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볼 때에, 개인이 경매회사 등 위탁매매를 이용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는 물론이고, 직접 서화·골동품을 여러 차례 양도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에도 여전히 기타소득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소득의 구분은 반드시 엄밀한 이론적 잣대로만 행하여지는 것은 아니고 때로는 정책적 기준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종교인이 얻는 소득은 이론적 기준에서는 근로소득에 속함이 명백한데도 과세당국은 종전의 비과세에서 과세로 전환하는 데 따른 종교계의 반발 등을 고려하여 종교인이 얻는 소득을 근로소득과 기타소득 중 하나로 선택하여 납세하도록 하였다(2015. 12. 15. 개정되어 2018. 1. 1.부터 시행된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26호, 제3항).

서화·골동품의 경우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앞서 입법연혁에서 보았듯이 서화·골동품의 양도로 얻은 이익에 대하여 과세가 이루어지기 까지는 20년 이상이 걸렸고 소득구분도 양도소득, 일시재산소득, 기타소득 등을 오갔다. 그러다가 기타소득으로 하되 소득금액의 크기에 관계없이 종합소득 과세표준에 합산하지 않는 것으로 하였다(소득세법 제14조 제3항 제8호 다목).

개인이 경매회사에 위탁하지 않고 직접 서화·골동품 등을 계속적·반복적으로 양도함으로써 이익을 얻은 경우에 그 소득을 '계속성·반복성'에 중점을 두어 사업소득으로 규정할 수도 있고, 재화의 양도행위에 중점을 두어 양도소득으로 규정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비과세에서 과세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미술계의 반발과 미술산업의 침체를 우려하여 그 절충안으로 일률적으로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 종결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이러한 입법배경 및 입법취지는 정부의 개정세법 해설서, 국회의사록, 법률안 심사보고서 등의 입법자료를 통하여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계속성·반복성'을 기준으로 사업소득과 기타소득으로 구분되는 인적용역의 제공에 대한 대가의 경우에는 기타소득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일시적으로' 제공되어야 함을 법문에 명시하고 있는데 비해(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9호), 서화·골동품의 양도의 경우에는 그러한 기준이 명시되어 있지 아니한바, 이는 그 계속성·반복성에 관계없이 기타소득으로 과세한다는 입법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서화·골동품의 양도차익을 기타소득으로 일률적으로 분리과세하는 입법취지와 입법연혁에 비추어 볼 때, 개인이 경매회사에 위탁함이 없이 직접 서화·골동품을 계속적·반복적으로 사고팔아 소득을 얻는 경우에도 기타소득으로 과세할 수 있을 뿐이고 사업소득으로 보아 과세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즉, 서화·골동품의 양도차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하는 것은 특정의 정책적 목적에서 소득의 성격을 본래의 것에서 다른 것으로 바꾸어 적용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제도의 취지에 반하여 해당 규정을 달리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

V. 결론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서화·골동품의 소유자가 경매회사에 위탁하여 행하는 서화·골동품의 양도는 상법상의 위탁매매에 해당하고, 이 경우 매매업을 영위하는 자는 자신의 명의로 거래행위를 하는 위탁매매인(경매회사)이지 위탁자가 아니므로, 서화·골동품의 소유자가 얻은 이익은 기타소득이지 사업소득이 아니다.

나아가 서화·골동품의 소유자가 경매회사에 위탁하지 않고 직접 제3자에게 양도하여 얻은 이익도 입법취지 및 외국의 예에 비추어 볼 때에 그 횟수 여하에 불구하고 사업소득이 아니라 기타소득이라고 보아야 한다. 다만 이 점에 관해서는 법문을 보완하여 소득구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전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