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애플이 처음으로 아이폰X(텐)에 노치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거의 모든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이를 따라하고 있지만 오히려 사업기회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온라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아이폰X 공개 후 12개월 만에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고 많은 휴대폰 제조사들이 노치 디자인 일색이 되면서 고유의 특징과 차별화 요소가 사라지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아이폰X가 출시될 때까지는 스마트폰 디자인이 '한 가지(a thing)가 아니었다”면서 “향후 애플이 노치를 제거할 경우 디자인을 베낀 경쟁자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애플은 지금까지 시장에서 선보인 적이 전혀 없는 다른 휴대폰과 차별화된 디자인의 스마트폰을 선보였으나 13개월이 지난 지금은 거의 모든 제조사가 이를 채택함으로써 어디서나 찾을 수 있게 됐다.
원플러스6, LG G7 씽큐, 화웨이20 프로, 에이수스 젠폰5에 며칠 전 공개된 구글 픽셀3 XL까지 최신 주력 스마트폰 거의 대부분이 화면 중앙 상단에 '노치' 또는 '컷 아웃'부르는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싫든 좋든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애플을 베끼는 일은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고 수년 동안 후발 주자들이 모방을 거듭해 왔다. 예를 들어 지금은 중저가 제품까지 확대된 지문인식 센서와 음성지원 서비스(Siri)도 아이폰5S에 장착되기 전까지는 세상에서 찾을 수 없는 기능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아이폰X 출시 후 정확히 12개월 만에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됐지만 전문가들은 노치 디자인이 과도기의 불안전한 형태라고 지적하고 있고 애플 또한 “아이폰X의 최종 목표는 노치가 없는 완전한 전체 화면(all screen)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혀 오래되지 않을 것임을 내비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아이폰 X의 엣지-투-엣지 디자인이라 할 수는 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체 화면(all screen)은 아니다. 따라서 안드로이드 폰 제조사들이 애플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제조사들이 다른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그런 점에서 주목된다. 즉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와 노트에 노치 디자인 적용을 검토하지 않고 있고 중국의 비보나 신생기업들은 전면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을 때 숨기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매체는 “많은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이 노치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애플은 곧 아이폰에서 노치를 제거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왜 많은 휴대폰 제조사들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애플을 따라함으로써 버리는지 의문”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