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국정감사 첫주간 상임위별 주요 이슈
5·24조치 해제 대내외 이슈로 파급력
선동열 역풍·벵골 고양이 증인출석 화제
◆…12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국정감사에 임하기 전 긴장된 표정으로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정기국회의 꽃으로 불리는 국정감사가 지난 10일부터 20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남북 정상회담 등으로 대정부질문까지 한차례 연기해야 했던 국회가 일단 여론의 시선끌기엔 성공한 분위기다. 다음은 이번 한주간의 국정감사 주요 이슈.
-'5·24조치 해제' 논란 부른 외통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국감 첫주 가장 뜨거운 '이슈 메이커' 상임위원회로 등극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외통위 소속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5·24조치 해제 여부를 묻는 질문에 "관련부처에서 검토 중"이라고 답한 게 화근이었다. 비록 강 장관은 이후 해당 발언이 실제로 해제를 논의하는 '범정부적' 검토는 아니었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관계의 원칙적 중단을 기조로 한 5·24조치는 우리 정부 차원의 대표적인 독자 대북제제라는 상징성이 있기에 야당의 공세도 거셌다. 결국 해당 논란은 바다를 건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까지 이어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은 미국의 승인(approval)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하면서 국내에선 '내정간섭' 논란이 벌어졌다.
-MB 세무조사·한진家 무리수 수사 도마 오른 기재위
국세청을 대상으로 한 기재위 국감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문제가 떠올랐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다스의 실소유자로 밝혀진 만큼 증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지적에 "세법상 증여요건에 해당하는지 심도있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또한 조세범 처벌 여부는 "적법 절차대로 하겠다"고 답했다. 개인에 대한 세무조사 정보를 공표하지 못하는 현행법에 비춰볼 때 긍정적인 답변이라는 해석이 우세해지며 향후 국세청의 대응이 주목받게 됐다.
관세청 대상 국감에선 한진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이 '무리수'였다는 실토가 터져나왔다. 김영문 관세청장은 한진그룹 압수수색이 과했다는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에 "관세청이 (한진그룹과) 유착했다고 보니 (압수수색을)한 것"이라며 "저희가 무리했던 것 같다"고 실토했다. 다만 김 청장은 드루킹의혹 물타기 차원이었냐는 의혹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11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영문 관세청장이 답변 도중 얼굴에 손을 올리며 피로감을 내비치는 모습. (사진=김용진 기자)
-역풍 맞은 '선동열 국감' 문체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은 선동열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증인으로 불러냈다가 손혜원 민주당 의원의 '지나친' 맹공에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당초 선 감독은 오지환 선수가 대표로 선발된 배경을 두고 제기됐던 병역특혜 의혹 등을 해소하기 위해 출석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손 의원의 날서린 질문이 인신공격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나오며 인터넷상에선 국회의원 자질론까지 이어졌다. 손 의원은 선 감독에게 "(아시안게임이) 그렇게 어려운 우승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등의 발언을 해 야구팬들의 등마저 돌리게 했다.
-가짜 뉴스 대책 놓고 설전 벌인 방통위
그동안 '가짜 뉴스' 폐단을 시정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던 정치권은 막상 정부 대책을 놓고 '설전'에 가까운 논쟁을 벌였다.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정부가 최근 가짜뉴스에 엄정 대응하기로 발표한 것을 놓고 시비가 붙은 것이다.
한국당은 가짜 뉴스를 단속할 경우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횡행했던 가짜 뉴스야말로 조사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고(故) 노회찬 의원 타살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의 피살 자자극 등 여야를 막론하고 가짜 뉴스의 피해를 보고 있다며 단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난데없는 뱅골 고양이 등장에 화제된 정무위
정무위원회 국감은 첫날부터 아기 벵골 고양이의 등장으로 화제가 됐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3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퓨마 한마리가 동물원을 탈출했다가 사살된 것을 두고 경찰의 과잉대응 및 청와대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퓨마와 비슷한 것을 데려오고 싶었는데 퓨마는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서 안 가져왔다며 "대신 자그마한 것을 보자"며 고양이를 데려온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나 '영역동물'인 고양이가 낯선 국감장에 불려나와 쏟아지는 플래시를 맞는 장면은 동물학대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