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케이뱅크, 금융감독원 제공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자칫 그들만의 '잔치'로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을 마련했고 국회를 통과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당초 설립 목표인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은산분리 완화로 손쉽게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의 역할과 자본확충방안에 대해서는 국민적 관심이 높으나 이들 인터넷은행은 국민의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당시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회장(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행정혁신보고서'에서 최종권고안을 통해 “케이뱅크가 은산분리 완화 등에 기대하지 말고 자체적으로 국민이 납득할만한 발전방안을 제시해야한다”고 권고했다.
윤 위원장은 “현시점에서 은산분리 완화가 한국 금융발전의 필요조건이라 보지 않고 있다”면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득과 실을 심도있게 검토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최종권고안이 발표된지 1년이 채 안돼 윤 위원장이 우려했던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이뤄졌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 논란이 매듭지어진지 얼마되지 않아 케이뱅크는 사외이사 6명 중 5명을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사회 임원을 한꺼번에 바꿀 경우 경영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지만 케이뱅크의 사외이사 교체에는 주주 회사들끼리 제 몫 챙기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케이뱅크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중금리 대출 확대 등 본연의 역할 보다는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자 당장 자기들만의 이득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창립 당시 선임됐던 성낙일, 이상연, 오순명, 이재정, 조영훈, 김선제 사외이사 등 6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성낙일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모두 교체했다.
교체된 사외이사 후임으로는 최승남, 이헌철, 김준경, 정한설, 홍종팔 등 5명의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주주사들이 사외이사를 나눠먹기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케이뱅크의 지분 분포는 KT가 지분 10.00%(604만7700주), 우리은행 13.79%(834만1100주), NH투자증권 10.00%(604만7700주), 한화생명보험 9.41%(569만2000주), GS리테일 9.26%(560만주), KG이니시스 6.61%( 400만주), 다날 6.61%(400만주)로 되어 있다.
인터넷은행이 중금리대출 확대라는 본연의 역할의 하지 못한다는 점도 이번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됐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서민과 중금리대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당초 설립 목적과 달리 고신용자 위주 대출영업을 해 왔다고 지적했다.
제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과 인터넷 은행 영업지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대출잔액 기준 70% 이상, 건수 기준 60% 이상 1~3등급 고신용자에게 대출이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인터넷은행에서 대출받은 대출자 약 80%가 기존 은행권 대출을 받은 적이 있는 고객으로 케이뱅크는 잔액기준 83.5%, 건수 기준 80.5%를 차지했다. 카카오뱅크는 금액 기준 78.37%, 건수 기준 72.2%에 달했다.
인터넷은행의 예대금리차도 시중은행 보다 높았다.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2.69%, 케이뱅크는 2.34%로 국내 은행 평균 2.02%보다 높았다. 그러나 인터넷은행의 경영실적과 리스크관리 능력은 기대 이하로 나타났다.
제 의원은 “케이뱅크의 대출심사 능력과 리스크 관리 능력에 심각한 의문이 든다”면서 “현재와 같은 인터넷은행 영업방식이라면 제3, 제4 인터넷은행이 등장해도 국민들의 금융비용 절감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