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강화 둘러싸고 "세금폭탄이다"vs"아니다" 팽팽
유류세 인하 실효성 논란, 의원들 의견 '제각각'
◆…그들은 지금, 동상이몽 中 = 19일 국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발표한 9·13 부동산 대책의 핵심인 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안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기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야당은 "세금폭탄이다. 정책의 실효성이 없다"며 질타했고, 여당에서는 "세금폭탄은 말도 안된다"며 맞섰다.
19일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9·13 부동산 대책의 핵심인 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안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야당은 세금폭탄이라거나 정책의 실효성이 없다며 집중포화를 날렸고 여당은 이를 방어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유류세 인하를 놓고도 일부 의원은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등 입장이 갈렸다.
맥주에 대한 과세체계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하자는 의견도 쏟아졌으며 구글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은 "1세대1주택자라도 공시가격이 9억원 이상이면 종부세를 낸다. 목동신시가지 35평 아파트의 공시지가는 9억4000만원"이라며 전형적인 중산층 아파트인데도 종부세 대상이다. 그러면 세금폭탄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종부세는 부유세 아니냐. 호화주택에 살고 부동산이 과다한 사람들이 소득이 많다고 추정해서 부과하는 것"이라며 "미실현 소득이지만 담세능력 있다고 해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인데 종부세 대상에 중산층 아파트가 들어간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 역시 "종부세 대상자가 2% 정도인데 이 정도 가지고 정책 효과가 작동할 수 있겠냐"며 "9·13 대책을 발표하면서 가장 중요한 공시가격 (정상화)에 대해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국토교통부가 얘기할 내용이라고 넘겼다. 불투명한 답변을 계속하면 국민들과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발언,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의 주장을 정면반박했다.
심 의원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야당 일부에서 세금폭탄이라고 하는데 강남은 실거래가가 3억5000만원에서 5억원 올랐다"며 "종부세 인상에 따른 예상액은 주택 시가 18억원으로 봤을 때 현행 94만원에서 104만원으로 인상된다. 이것이 세금폭탄이냐"고 물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세금폭탄이란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종부세 부과 대상이 전체 주택 소유자의 2.1%"라고 선을 그었다.
김 부총리는 "종부세를 부동산 시장 안정화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9·13 대책으로 단기적인 효과는 있겠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며 "(공시가격 정상화는)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라서 국토부와 협의할 내용이기 때문에 앞으로 계획을 말하기 힘들고, 상황을 보면서 행정적인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종부세 강화를 하면서 세 가지 정책방향을 말하자면 보유세, 거래세 문제 등을 감안해 결국 보유세는 올리지만 어느 정도 단계를 거쳐 올릴 것인지,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이기 때문에 충분히 감안해서 점진적으로 하겠다. 종부세는 점진적으로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류세 인하와 관련해선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별로 입장이 제각각이었다. 의원들의 설전에 김 부총리는 유류세 인하가 실제 주유가격에 반영이 되도록 노력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은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는 것을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으며 이종구 의원 역시 유류세 인하 검토를 칭찬하며 이참에 부가가치세율을 10%에서 8%로 인하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김성식 의원은 "인기영합적인 정책"이라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일부 의원들은 지난 2008년 유류세 인하 조치를 언급하며 실제 이 혜택이 소비자한테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2008년 유류세 인하가 가격인하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당시와 최근의 상황이 바뀌었다. 석유정보와 유가정보 서비스가 있어서 수요탄력성이 크다"며 "부처 간 모니터링을 통해 가능하면 가격인하에 반영되도록,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생맥주가 걸리네…" =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맥주 과세체계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꿔 과세형평을 기해야 한다는 여야의원들의 지적에 "취지는 공감하지만 생맥주가 세금이 올라갈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맥주 종량세 전환' 한목소리…김동연 "생맥주 때문에..."
여야 의원들은 국내맥주에 대한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맥주 과세체계를 현재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하자는 것에 대해선 한 마음 한 뜻으로 질의했다.
현재 맥주 과세체계는 종가세를 적용한다. 종가세에 따라 국내맥주는 제조원가에 판매관리비, 이윤을 과세표준으로 해 과세를 하지만 수입맥주는 수입신고가와 관세를 과세표준으로 해 세금부담이 낮아 국내맥주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권성동 한국당 의원은 "편의점을 가 봤느냐. 수입맥주가 50% 이상이다. 수입맥주의 점유율이 상승하며 일자리가 감소되지 않느냐"라며 "국산맥주업계가 (세부담이 크다보니) 국산 맥주의 질을 개선하기보다는 맥주를 수입해서 적자를 보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 국가가 종가세가 아닌 종량세로 주세를 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기준 의원은 "수제맥주의 77%가 청년들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구조적으로 (국내맥주에) 불합리한 부분이기 때문에 종량세로 변경하는 것이 청년들의 창업이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국감에는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장과 강성태 한국주류산업협회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맥주에 대해 종량세로 전환해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맥주에 종량세를 도입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했고 필요성도 공감하지만 생맥주는 반대현상이 나온다. 만약 종량세를 했을 때 국산맥주가 세금이 떨어져도 생맥주는 세금이 올라가는 구조라 고민이 많았다"며 "내부적으로 종량세로 바꾸자는 주장도 강했지만 생맥주가 서민들에게 주는 의미들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으로 봐서 일단 (현재 과세체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주류에 대한 종량세 문제를 전면 검토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번 조세소위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날 국감에서는 다국적IT기업에 대한 일명 '구글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김 부총리는 현재 과세방안을 준비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