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골재 채취 중단 장기화로 건설공사 현장에서 레미콘 등을 제 때 공급받지 못해 각종 관급공사의 공기 연장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바다골재협의회는 바다골재 채취 중단 사태가 지속되면서 국내 건설현장에 비상등이 켜졌다며 24일 이같이 밝혔다.
협의회는 "해양수산부는 바닷모래 채취가 해양생태계 파괴의 주범이라는 수협중앙회와 일부 어민의 일방적 주장만 받아들여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골재 대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낙영 국무총리가 지난해 말 '골재수급 안정화대책'을 발표했으나 자료 미비 등의 이유로 골재채취에 대한 국토부와의 협의를 번번이 지연시켜 골재 채취가 파행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남해EEZ(배타적경제수역)와 서해 EEZ를 포함한 바다골재 채취 지역 4곳에서 2100만㎥의 바다모래를 채취·공급토록 돼있으나 1곳만 허가를 받아 생산 중이며 양도 허가 쿼터의 38%인 780만㎥ 수준에 그쳐 이 같은 우려가 나왔다.
협의회는 "골재 채취 중단으로 바닷모래 가격이 3배 가까이 뛰었고 건설 현장마다 레미콘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경남·부산·울산 지역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모래의 70% 이상을 공급하던 남해EEZ에서 지난해 1월부터 바닷모래 채취 중단으로 골재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모래를 주원료로 하는 레미콘 업체들은 서해EEZ에서 골재를 조달하지만 원자재값 폭등과 건설수요 감소로 가동률이 50% 이상 떨어질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레미콘이 적기에 공급되지 않으면 도로, 항만 등 국책 공사 현장도 제 때 완공되지 못해 국민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분도 협의회가 주장하는 바다. 한 지역 레미콘협동조합은 지난 16일 조달청에 관급공사 물량 공급이 어렵다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조합은 공문에서 "최근 정부의 배타적 경제수역 바다모래 채취 금지로 잔골재(모래) 수급이 어려운 가운데 바닷모래를 전량 공급받는 지역의 업체는 재고량 소진 뒤 잔골재를 구할 수가 없다"며 "불가피하게 다음달부터 레미콘 생산이 원활하지 못하게 돼 모든 현장에 공급차질이 예상됨을 사전에 알린다"고 밝혔다.
모래대란으로 각종 공사 현장이 공기 연장의 어려움이 따르고 있으나 대책이 전무하다. 국토부는 바다골재 채취를 허가하려 했으나 해수부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전국 40개 골재생산업체가 대규모 감원, 생산시설 운행 정지 등 구조조정에 따른 후유증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 관계자는 "해수부장관은 자신의 정치 기반인 수협중앙회를 비호해 바다골재 채취에 대한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최근 바다골재 산업이 무너져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임직원과 가족 등 8만여명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으나 장관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