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를 보면 무수한 나라들이 세워지고 번영하며, 쇠퇴하고 사라졌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언제나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하려는 정신이 있었던 반면 안일함에 젖어 혁신을 거부했던 정신이 있었다. 다시 말해 도전과 변화하려는 정신이 왕성해지는 시기에는 나라가 번영 했으며, 그 정신이 쇠퇴하는 시기에는 나라가 폐망했던 것이다.
고구려도 자주성, 주체성, 창조성의 정신으로 우리 역사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개척했으며 동북아 시아의 패자로 스스로 천하의 중심이라고 생각할 만큼 대제국을 건설했다. 그러나 귀족들의 권력 투쟁이 이어지면서 강했던 자부심과 정신은 쇠퇴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668년간 동북아를 호령하던 고구려는 패망하였다. 또한 신라 역시 화랑정신을 통해 최초로 한반도를 통일하는 대업을 이뤘지만 안일함에 빠지면서 천년의 기간이 포석정으로만 남게 되었다. 전세계에 코리아라는 이름을 알린 고려도 그랬고 561년 찬란한 문화를 만들었던 조선도 그랬다.
이는 비단 국가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도 적용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노키아는 마 이크로소프트사에 휴대전화 사업부를 매각하기 전까지 13년 동안 휴대전화 시장 1위 기업이었다. 한때 노키아는 핀란드 국내 총생산의 20%를 책임졌고, 1998년부터 2007년 사이에는 노키아가 차지하는 수출액이 핀란드 수출액 중 5분의 1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영진이 성공에 너무 도취되어 자만심에 빠지면서 기업가정신이 쇠퇴하였고 그 결과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진 기업이 되었다. 또한 세계 필름 시장 90%를 장악했던 세계적인 필름 제조사 코닥도 도전과 변화의 기업가정신을 상실한 탓에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하여 130년의 기업을 몰락시켰다. 아울러 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GE의 경우 성공에 도취돼 변화를 게을리한 까닭에 '혁신만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기업가정신을 잃어버렸다. 이에 변신할 기회를 놓쳤고 미국 시장에서조차 간신히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가정신은 한 나라, 한 사회, 한 기업 그리고 개인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인인 것이다. 따라서 그 나라, 기업을 볼 때 기업가정신이 어떤지를 보고 미래를 예측하기도 한다.
현재 중국 경제의 한 축인 민간 기업이 세대 교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인구 정책에 따라 상당수의 중국 가정이 한 명의 자녀를 두게 되면서 자식 사랑이 과열되었고 중요한 가치인 기업가정신을 일깨워주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도 동일하다. 일본에는 사토리 세대, 단샤리, 초식남 등의 용어가 있는데 이는 도전 의식이 없는 젊은 세대를 의미하고 있다. 일본 직장인에게 가장 심한 말이 '임원이 되라'라는 말이라고 할 만큼 현재 일본 젊은이들은 미래의 도전이 아닌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60% 이상이 입사 후 외국 지점에서 근무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며 그 이유가 외국어 구사에 자신이 없다는 것이었다. 즉 고생은 필요 없고 당장의 편안함만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기업가정신의 회복을 통해서 사회 문제의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실수를 두려워 하지 말라'는 정신으로 워크맨, 플레이스테이션의 신화를 창조했던 소니는 창업자 모리 타아키오가 기업가정신을 상실하면서 실수를 두려워한 까닭에 시장을 자꾸 잃어야 했고 1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보면서 나락으로 떨어져야만 했다. 그러나 그후 혹독한 구조 조정과 함께 창업자의 기업가정신을 직원과 공유하면서 과거의 신화를 재창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파나소닉, 토요타, 히타치 등도 창업 시기의 기업가정신을 다시 일깨워 다시 한번 일본 간판 기업 으로 도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어느 투자 자문사의 자료에 따르면 어느 시점 에서부터 창업자 수가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고, 실패의 두려움 을 이겨내야 하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하는 어려운 창업보다는 대기 업 또는 공무원이 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일본처럼 기업가정신에서 문제 해 법을 찾아야 한다.
한편 우리나라의 기업 대표의 평균 연령이 고령화에 접어들었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이 전체 대표의 수에 9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소기업의 역사도 평균 56년이 넘어서고 있다. 이에 500원짜리 동전 하나로 세계적인 조선 회사를 만들었던 그 충만했던 기업가정신을 시급히 회복해야한다.
글로벌기업가정신협회는 지난 5년간 중소기업의 대표들이 가진 기업가정신을 발굴, 공유하고 있으며 차세대 경영자 및 직원들에게 계승시켜 장수기업의 근간을 만들고자 노력해왔다. 다행히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국가 부도 위기 속에서도 과감하게 도전하고 국산화에 성공하여 3위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가진 O 기업의 김 대표, 20 년 전 단돈 700만원으로 창업했음에도 혁신적인 제품개발을 통해 연 매출 1조를 넘기는 기업으로 성장시킨 Z 기업의 한 대표, 소위 일류대학을 졸업했음에도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부친 기업에 입사하여 밑바닥부터 익힌 기술로 세계 시장까지 진출시킨 U 기업의 김 대표' 등 뛰어난 기업가정신을 가진 대표들이 많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