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의 최근 1년여 환율 추이. 자료=네이버 제공
미· 중 무역분쟁이 양국간 정상회담으로 90일간 관세 휴전을 맞게되면서 그동안 약세를 보여오던 위안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만나 향후 90일 동안 새로운 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200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매기던 관세율을 내년 1월 10%에서 25%로 인상하려던 계획은 일단 유예됐다.
미국과 중국 양국은 무역전쟁의 확전 아니면 휴전이냐의 갈림길에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휴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양측은 90일간의 기간에 중국의 불공정한 정책을 바로잡기로 했다. 협상이 실패한다면 보류한 25% 관세는 다시 부과된다.
양국간 관세 휴전으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농업, 에너지, 산업 및 기타 제품을 재구매하기로 합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즉각 구매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위상도 높아지게 된다.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 기미를 보일수록 중국 위안화는 그동안의 약세에서 벗어나 점차 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위안화는 지난 2월 7일 달러당 6.2653 위안으로 가치가 최고점에 이르렀으나 미중 무역분쟁이 진행되면서 환율이 오르기 시작해 지난달 30일에는 달러당 6.9542 위안을 기록했다. 그간 위안화 가치가 11% 떨어진 셈이다.
미국은 경제구조상 많은 수입량을 유지해야 하며 상당한 물량을 중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중국 또한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 언제든지 경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중국이 개혁개방 전략을 심화해나가면서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고 지적재산과 보호 등 개혁조치를 취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도 미중 관세 휴전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 과정에서 가장 큰 승리자는 트럼프 대통령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은 농산물 수출에 타격을 받았지만 중국이 당한 고통에 비해서는 미미한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바라는 가장 큰 관심사항은 달러화 약세가 될 수 있도록 위안화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그동안 달러당 7위안은 미국과 중국이 함께 주시하는 심리적 경계선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제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위안화 강세를 요구할 수 있는 처지가 됐고 중국으로서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
중국의 위안화 가치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미국의 고질적인 병인 적자수지의 회복이라는 원대한 밑그림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면서 “반면 미국은 이자율을 올리면서 달러화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며 중국 위안화 환율에 대해 맹공을 퍼부은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그들의 통화를 조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방법을 면밀히 재검토하고 있다”고 압박하는 등 줄곧 중국의 위안화 가치를 높이려는 발언을 해왔다.
위안화 가치상승과 함께 약달러가 실현되면 미국은 국제수지는 나아지게 되고 미국기업들은 호황을 맞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하다.
중국 인민은행은 경기대응요소 재도입과 함께 추가적인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선물환 거래에 20%의 위험준비금을 부과하는 조치를 재도입하는 등 나름대로 위안화 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미국과 중국이 90일간의 관세 휴전기간 중 무역분쟁을 타결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약달러 시대가 보다 빨리 찾아오면서 위안화 가치는 급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