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에너지원별 상대가격이 조정된다. 석탄발전 연료인 유연탄에 붙는 세금(개별소비세)은 오르고, 액화천연가스(LNG)의 세부담은 낮아진다. 그간 과도한 환경 부담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고 세금이 매겨지면서 에너지원별 상대가격의 왜곡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국회는 지난 8일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표결처리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유연탄에 대한 개별소비세율을 kg당 36원에서 46원으로 10원 인상하고, 발전용 천연가스(LNG)에 대한 세율을 kg당 60원에서 12원으로 48원 내린다. 발전용 유연탄·LNG의 환경비용(83원 : 43원)을 반영해 제세부담금을 조정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발전연료에 매기는 재세부담금을 보면 LNG에는 개별소비세·관세·수입 부담금이 붙어 총 kg당 91.4원이 부과되는 반면, 유연탄은 kg당 36원의 개별소비세만이 부과되고 있다.
이를 두고 과세형평성 논란이 많았다. 지난 7월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환경 관련 개별소비세 개편 권고안' 내놨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 등 과도한 환경 부담에 대한 고려 없이 세금이 붙는 화력발전을 두고 에너지원 간 상대적 가격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연탄에 붙는 세금이 오르면서 그간 미세먼지 원인으로 꼽혔던 석탄발전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발전용 연료에 대한 세금 부담이 전기요금으로 전가되는 거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정부는 이번 조정이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는 이 개정안을 처리하며 전기요금 인상 우려를 의식한 듯 "유연탄과 천연가스에 대한 세율 조정이 발전단가 인상 등에 영향을 줘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또한 보석 원재료인 나석에 개별소비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현행 공업용 다이아몬드와 가공되지 않은 원석을 제외한 보석과 진주, 산호, 상아와 이를 사용한 제품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제외 대상에 나석이 추가로 들어간다.
우리나라가 우수한 귀금속 제조기술을 보유한 만큼 세계적인 고급 주얼리 생산기지가 되도록 돕기 위함이다.
면세유 부정유통, 납세보전을 위한 명령 사항 위반에 대해 과태료(2000만원 이하)를 부과하는 규정이 새로 생긴다.
개정안에 따라 외국항행선박이나 원양어업선박 외의 용도로 반출한 석유류를 판매하거나, 그 사실을 알면서 취득한 자에게 판매가액(또는 취득가액)의 3배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징수된다.
현재 외국항행선박(또는 원양어업선박)에 사용할 목적으로 석유류를 유통할 경우, 개별소비세가 면제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