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형권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19년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 참석, 브리핑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 김경선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국장,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국장, 김재정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 고형권 차관, 도규상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임재현 기획재정부 조세총괄정책관, 이준희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정책관)
부모가 창업을 준비하는 자녀에게 창업자금 명목의 재산을 물려줬을 때 5억원까지 과세특례(비과세)를 받을 수 있는 대상 업종이 늘어난다. 또 낙후지역에 소재한 창업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요건에 '고용'이 새롭게 추가된다.
17일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정부에 따르면, '창업자금 증여세 과세특례제도'가 적용되는 업종 범위가 늘어난다.
이 제도는 60세 이상 부모가 18세 이상 자녀에게 중소기업 창업자금을 지원할 때 5억원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5억원을 넘긴 금액에 대해선 30억원 한도 내 10%의 증여세만 부과된다.
현재 이러한 세금혜택은 제조, 물류, 음식점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서만 이루어지는데 내년부터는 도·소매업, 전문서비스업, 보건업 등으로 대상이 확대된다. 정부 관계자는 "증여 시점의 세부담을 완화해 원활한 창업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낙후지역(기업도시·지역개발사업구역 등)에 위치한 창업기업에 대한 법인·소득세 감면(3년간 100%, 이후 2년 50%) 요건에 투자금액 기준을 낮추면서 고용을 새로 넣는다.
'고용친화적'으로 재설계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
가령 낙후지역 내 제조업의 경우 현재 100억원 이상 투자 했을 때만 감면요건을 갖춘 것이라면, 앞으로는 투자금액을 20억원으로 낮추더라도 50명 이상 고용을 했다면 요건이 갖추어진다. 이 과세특례는 2021년 말까지 적용된다.
일반 연구·개발(R&D) 보다 세액공제율이 우대 적용되는 신성장동력·원천기술 R&D 대상에 블록체인, 미세먼지를 낮추는 기술 등도 포함된다. 중소기업만 놓고 보면, 일반 R&D 세액공제율은 25%인데 반해, 신성장 R&D 공제율은 30~40%다.
또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수·합병(M&A)에 따른 법인세 감면혜택도 2021년 말까지 연장된다. 기업 투자자금의 원활한 회수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 제도는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중이 5% 이상인 중소기업(벤처 포함)을 매수한 기업에 M&A 거래가액 중 기술가치금액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연체가 있어 정책자금 지원이 어려운 중소기업에는 '재도전 특별 자금·보증(중진공 융자 500억원, 소진공 융자 100억원, 기보 보증 300억원)'이 이루어진다.
'규제 벽' 허물고, 대규모 기업 투자 유도
기업 투자 애로 해소를 통한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 규모가 '2단계 포함 시 6조원+α'로 설정됐다. 규제 등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그간 막혀있던 이 프로젝트의 조기 착공에 행정력을 쏟아 붓는다.
세부 추진계획을 살펴보면, 우선 1조6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와 중국 등의 추격에 선제대응하기 위해서다.
마이스(MICE)·문화 기능 등을 갖춘 복합 업무시설인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3조7000억원 투입)를 세우고, 2000억원을 들여 자동차 주행시험로도 갖춘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서울 창동에 5000억원 규모의 케이팝(k-pop) 공연장을 만든다.
특히 민간투자사업 대상을 늘리는 등 제도 손질을 통해 6조400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앞으로 모든 공공시설을 민자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바뀐다. 이러한 제도개선으로 민자사업이 가능한 1조5000억원 이상 규모의 완충저류시설, 공공폐수관로 설치사업 등을 추진한다. 또 적격성 조사 등을 통과한 항만개발, 대도시권 교통사업 등의 사업(4조9000억원+α)도 추진된다.
투자촉진을 위한 16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가동된다. 이는 기업의 사업재편, 환경·안전투자 등 지원에 쓰인다.
내년엔 예비타당성이 면제되는 대규모 공공투자 프로젝트 지원 사업이 확정된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광역권 교통·물류 기반 구축, 지역전략 산업 등을 중심으로 선정·추진된다.
지역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회계연도 개시 전에 예산을 배정하고 국고보조율도 높이면서 조기에 추진한다. 가령, 문화·체육시설을 생활 SOC 복합시설로 추진했을 때 50%까지 국고보조(현재는 문화시설 40%, 체육시설 30%)가 이루어진다.
공기업·지방자치단체가 추진 중(추진 예정)인 토목·건설 사업은 행정절차 소요기간을 줄이면서 조기 착공에 목표를 둔다. 대표적으로 공공임대주택의 부지확보, 사업승인 등 일정 단축을 통해 내년 착공 물량을 확대(6.5→7.3만호)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