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3% 달성은 물론 2% 후반 성장률 수성도 어려운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이 내년 본격적으로 효과가 발휘될 것이라는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비교해 눈에 띄는 성장률 전망치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가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모두 투입되어도 내년 성장률은 올해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예측이다. 소득이 뛰어 소비가 늘어도, 그동안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수출 둔화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경기 성장세의 발목을 잡은 탓이다.
성장률 저하가 더 크게 나타나지 않은 것을 오히려 다행스럽게 여겨야 할 정도다.
17일 정부가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2.7%로 제시됐다. 당초 전망치(2.8%)보다 0.1~0.2%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일자리 창출과 소득분배에 중점을 둔 경제정책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영향이 컸다. 산업 구조개혁(신성장동력 발굴, 규제개혁 등)이 지연되며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자리만 놓고 보면, 작년엔 취업자가 전년에 비해 32만명이 늘었지만, 올해 증가폭은 10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취약계층(일용직·영세자영업자 등)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1분위 소득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진통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내년부터는 소득주도성장 효과가 경제지표에 나타날 시기다.
최저임금은 올해에 높은 상승률(16.4%)에 따른 기저 영향으로 내년은 10.9%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기초연금·근로장려금(EITC) 등 복지예산 예산이 올해에 비해 16조4000억원이나 늘어나면서 소득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소득개선책인 근로장려금(맞벌이가구 최대 300만원)의 경우 올해보다 3조5000억원이 늘어난다. 내년 9월(올해 소득분), 12월(2019년 상반기 소득분)에 반기별로 지급될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는 EITC 개편 등 정책효과가 성장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소비는 올해(2.8%)보다 소폭 떨어질 전망이나,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에 힘입어 2.7%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건 수출로 꼽혔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세계교역 둔화, 통상마찰 영향 등으로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연간 수출(통관 기준)은 전년대비 6.1%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9.8%)에 비해 상당히 둔화된 규모다.
이를 근거로 내년 성장률을 올해와 유사한 2.6~2.7%로 제시했다.
복지지출이 늘린 것이 성장세를 보완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이야기다.
정부의 핵심 사업인 일자리 창출은 내년 어떻게 전개될까.
내년 취업자 수는 올해 대비 15만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10만명)보다 개선된 수치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계속 떨어지는 부분이 고용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나, 재정(청년 추가고용장려금 등)을 더 풀면서 이를 보완한다는 것이다.
다만 건설투자 둔화(연간 2.0% 감소)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 인력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제조업 고용 여건도 수출 둔화로 어려움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향후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나, 내년도 경제상황이 적어도 금년 수준 이상으로 개선되도록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