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률 상한제'가 도입된 표준감사시간 제도가 확정됐다. 표준감사시간으로 인해 과도하게 감사시간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기업들의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된 셈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회장 최중경, 이하 한공회)는 지난 13일 감사품질을 제고하고 투자자 등 이해관계인의 보호를 위해 감사인이 투입해야 할 표준감사시간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표준감사시간 제도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시행된 외부감사법의 핵심으로, 감사인이 회계감사기준을 충실히 준수하고 적정한 감사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감사시간을 말한다.
한공회는 지난 1월 11일, 2월 11일 2차례에 걸쳐 공청회를 진행하고 회계정보이용자, 기업 관계자, 회계법인 관계자, 학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이번 최종안을 공표했다.
이번 최종안에서 수정된 부분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표준감사시간에 상승률 상한제가 도입됐다는 점이다.
해당 사업연도에 적용하는 표준감사시간은 직전년도 감사시간보다 30%(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은 50%) 이상 늘어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
아울러 표준감사시간은 3년동안 최초 적용 직전 사업연도 감사시간의 2배를 넘을 수 없게 됐으며, 표준감사시간이 전년 감사시간 보다 줄어들 수는 없도록 하한 규정도 마련됐다.
일률적으로 규정됐던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시간은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재무제표 표준감사시간의 40%(순수지주사는 20%)인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시간은 처음 실시되는 사업연도와 그 다음 사업연도에는 각각 30%(순수지주사는 15%)와 35%(순수지주사는 17.5%)를 가산할 수 있게 됐다.
자산규모 200억원 미만 비상장사는 단분간 표준감사시간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됐다. 한공회는 최초안에서 그룹을 6개로 나눴는데, 기업별 특성을 좀 더 반영하기 위해 1차 공청회 이후 그룹을 9개로, 최종안에서 그룹을 11개로 점차 세분화했다.
상장사 그룹은 자산 기준으로 ▲개별 2조원 이상 및 연결 5조원 이상(그룹1) ▲그룹1 제외 개별 2조원 이상(그룹2) ▲개별 5천억원 이상 2조원 미만(그룹3) ▲개별 1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그룹4) ▲ 개별 5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그룹5) ▲개별 500억원 미만(그룹6)으로 나눴다. 코넥스 상장사와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비상장사(그룹7)는 별도로 분리했다.
비상장사는 자산 기준으로 ▲1000억원 이상(그룹8) ▲5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그룹9) ▲20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 (그룹10) ▲200억원 미만(그룹11)으로 나뉘었다.
그룹1과 그룹2 소속 상장사는 올해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 표준감사시간을 적용된다. 나머지 기업은 단계적으로 적용되거나 유예된다.
그룹 9와 그룹10은 표준감사시간 시행을 각각 1년, 2년 유예할 수 있으며 조기 적용도 가능하다. 그룹11은 제도 시행이 2022년까지 3년간 배제되며 3년 후 적용 여부를 다시 검토하게 된다.
한공회는 기업의 수용가능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새로운 제도시행으로 일어날 수 있는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표준감사시간 제도가 정착되어 회계투명성이 제고되면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기업가치가 상승해 국부가 증가되고, 자원배분의 효율성이 높아져 경제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취지와 다르게 감사보수의 과도한 인상수단으로 오용될 경우 기업이 한국공인회계사회 외부감사 애로·신고센터(02-3149-0377, 최현본 센터장)와 홈페이지(https://www.kicpa.or.kr)의 'KICPA 종합 신고·상담센터'에 신고하면 된다. 한공회는 문제가 발견될 경우 해당 감사인을 엄격히 제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중경 한공회 회장은 "이번에 확정발표한 표준감사시간은 논의과정에서 제기된 기업측 의견 중 수용가능한 의견은 모두 반영한 결과물"이라면서 "당초안보다 많이 후퇴해 유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으나, 표준감사시간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므로 시간을 두고 표준감사시간제도가 유효한 제도로 차근차근 정착되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확정된 표준감사시간은 한국공인회계사회 홈페이지의 '알림마당→KICPA 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