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시청자들은 노 대통령이 부동산과 경제에 대해 "부동산이야말로 시장이 완전히 실패한 영역"이라며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국민들의 내성과 저항 때문"이라는 이야기만을 들었을 뿐 다른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그러나 26일 아침 조간신문을 본 국민들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사서 기분 좋은 사람들 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다", "투기는 발붙일 곳이 없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재건축아파트 안 샀던 분들이 안 사길 잘했지 이렇게 말할 시간이 온다"는 이야기에 어리둥절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청자들은 장시간 방송토론 내용에 집중하지 못한 자신을 탓했을까? 아니면 언론이 오보한 것으로 생각했을까?
이번 사건의 배경은 노 대통령이 출연한 방송이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이었던 것부터 시작된다.
노 대통령이 출연한 방송은 오후 10시부터였지만 실상은 12시간 전인 오전 10시부터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으로 진행되었던 것이다.
이날 KBS에서 정한 방송시간은 100분으로 정해져 있었으나 막상 녹화는 2시간30분 동안 진행됐고 예상시간보다 1시간 가량 길어진 것 이번 사건의 '진범(?)'인 것이다.
얼마나 시간이 초과됐으면 사회자로 나온 정관용씨도 "이제는 대통령뿐 아니라 패널로 참가한 분들도 질문이 길어지냐"고 농담을 건넸을 정도니 말이다.
녹화가 끝난 뒤 KBS는 정해진 시간에 맞추기 위한 방송편집을 시작했고 그 시각 청와대 춘추관 출입기자들은 녹화방송을 보며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방송편집에서 삭제된 부분을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한 것
"집을 사려다가 주식에 간접투자했다, 내가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부동산과 주식 가운데 누가 이기나 보자, 나는 주식에 걸었다는 것" 등의 발언을 방송에서 들을 수 없었던 것도 같은 이유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입장은 모든 내용이 방송됐으면 좋았을 것이지만 방송편집 과정에서 발생한 일인만큼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