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증권사 ROE 감소, 중소형사는 큰 폭 증가
DB·하이 ROE 5% 이상 급증, 유진·현대차 하락
지난해 10대 대형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전년대비 악화됐으며 같은 대형사들이라도 회사 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금융투자협회와 각 증권사 별도기준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20대 증권사들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54%로 전년 7.35% 대비 소폭 증가했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들이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이익을 거뒀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수익성 지표다.
이 중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의 ROE는 7.59%에서 7.50%로 감소했지만 11~20위에 해당하는 중소형증권사의 ROE는 6.24%에서 7.75%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사들 중심으로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몸집불리기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지만 규모 대비 이익창출능력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대형사들 간에도 수익성은 회사 간 큰 격차를 보였다.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이 10%대의 ROE로 탑3에 오르며 높은 수익성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그 절반인 5%대의 ROE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년 11.36%보다 0.36%p오른 11.72%의 ROE로 키움증권을 제치고 이 부문 선두에 올랐다.
지난해 증권업계에서 가장 많은 순익을 올린 이 증권사는 자기자본 증가율(2.6%)보다 높은 순익 증가율(6.6%)을 기록하며 ROE가 올랐다.
키움증권은 전년 14.29% 대비 2.80%포인트 감소한 11.49%로 이 부문 선두자리를 내주며 2위를 기록했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순익이 전년대비 4.1% 늘어났음에도 355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로 자본은 37.5% 더 크게 늘어나며 ROE가 감소했다.
이 부문 3위에 오른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해 ROE는 10.41%로 전년 11.55%보다 1.14%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전히 10%넘는 비율을 유지했다.
반면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각각 5.35%, 5.55%의 ROE로 20대 증권사 중 20위, 19위에 머물며 가장 비효율적 경영을 하고 있는 증권사로 꼽혔다.
이 두 회사는 최근 몇 년 사이 합병을 단행하며 덩치를 크게 키운 공통점이 있다.
KB증권의 지난해 ROE는 5.35%로 전년 6.41% 대비 1.06%포인트 감소하며 20대 증권사 중 이 부문 꼴찌로 내려앉았다. 이 증권사는 2017년 대비 지난해 순익이 13.3%나 줄어들며 ROE가 하락했다.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6.06%보다 0.51%포인트 낮아진 5.55%의 ROE로 전년 16위보다 3계단 하락한 19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2월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몸집을 크게 늘린 영향이 컸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대비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 증권사의 지난해 ROE는 6.59%로 전년 7.52% 대비 0.93%포인트 감소했다. 순위도 지난해 8위에서 15위로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순익이 전년대비 8.5% 감소하며 ROE 하락의 원인이 됐다.
다른 10대 증권사 중에선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이 각각 전년대비 1.09%, 0.85% 개선된 7.42%, 7.14%의 ROE로 10위, 11위에 올랐다.
지난해 3조원 이상으로 자기자본으로 몸집을 키우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IB) 인가 자격을 충족한 하나금융투자는 6.69%의 ROE로 전년 6.29%보다 0.43%포인트 늘어났다. 자기자본이 크게 늘어났지만 순익도 전년대비 42.2%나 급증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대신증권은 2017년 3.61% 대비 3.16%포인트 늘은 6.77%의 ROE를 기록했다. 순위도 전년 18위에서 13위로 올랐다.
중소형사들은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DB금융투자와 하이투자증권의 ROE가 5% 이상,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도 2% 이상 크게 올랐다.
DB금융투자와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ROE는 각각 전년보다 7.26%포인트, 5.44%포인트 급증한 7.70%, 6.34%를 기록했다.
DB금융투자는 전년비 지난해 순익이 1725%, 하이투자증권은 630.5% 급증한 영향이다.
지난해 전년대비 50%이상의 순익 증가를 보인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도 ROE가 2%이상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IBK투자증권의 ROE는 9.32%로 전년 6.21% 대비 3.11%포인트 오르며 전년 15위에서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유안타증권은 전년 6.45% 대비 2.76%포인트 오른 9.21%를 기록했다. 순위도 10위에서 5위로 크게 올랐다.
한화투자증권의 ROE도 전년 5.18% 대비 2.83%포인트 상승하며 8.01%를 기록했다. 순위도 17위에서 7위로 크게 올랐다.
반면, 유진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현대차증권 등은 ROE가 1%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유진투자증권은 2017년 9.48% 대비 3.25%포인트 감소한 6.23%의 ROE를 기록하며 전년 5위에서 18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현대차증권도 전년대비 각각 1.92%포인트, 1.30%포인트 줄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