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인천본부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개최된 전국세관장회의에서 '관세행정 수출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김영문 관세청장.
관세청이 수출기업 지원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관세청은 6일 인천본부세관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비롯해 전국 세관장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첫 전국세관장회의를 개최하고 '관세행정 수출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김영문 관세청장은 "지난 4일 발표된 범정부 수출활력 제고대책에 발 맞춰 수출기업 총력지원을 올해 관세행정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가용한 행정 역량을 총 결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청장은 우리나라 수출구조가 대기업에 집중된 상황에서 수출확대 여력이 큰 중소기업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은 중소기업 9만4589개, 대기업 1020개로 중소기업 수가 월등히 많지만,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은 전체의 19%에 불과한 상황이다.
김 청장은 그러면서 전자상거래 무역이 급증하는 환경에서 우리 중소 수출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용창출기여도 측면에서도 수출중심 기업이 내수중심 기업보다 높으며,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월등한 고용 창출효과를 보인다"면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 수출기업을 지원·육성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수출지원…더 간편하게, 더 강력하게"
관세청이 내놓은 수출지원 종합대책의 주요 내용은 크게 ▲전자상거래 수출 활성화 ▲중소기업형 보세공장 제도 신설 ▲FTA 활용지원을 통한 수출확대 ▲경영부담 완화를 위한 세정지원 확대 ▲수출기업의 해외통관애로 신속 해소체제 구축 ▲수요자 맞춤형 무역통계 정보 서비스 제공 등으로 나뉜다.
우선 관세청은 2015년 대비 지난해 일반 수출신고 건수가 6.8% 증가한 것에 비해 전자상거래 수출신고 건수는 273% 증가하는 등 전자상거래가 새로운 수출 활로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이 전자상거래 수출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전자상거래 전용 신고 플랫폼 구축으로 간편한 수출신고를 지원하고, 영세업체를 위한 전자상거래 수출 통관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등 전자상거래 배송환경에 적합한 화물관리 절차 구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관세청은 중소기업의 경우 보세공장 특허요건을 완화하고 관리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관세감면 범위 확대 등 세제혜택을 강화해 제품 가격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보세공장 수출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9%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를 이용하는 중소기업은 전체 중소기업의 0.06%(56개)에 불과하다는 것이 관세청의 설명.
FTA와 관련해서는 중소기업이 원산지 증명의 어려움, 정보부족 등으로 대기업에 비해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대기업 FTA 수출활용률 83.1%인데 반해, 중소기업 FTA 수출활용률은 60.1%에 그쳤다.
이에 관세청은 수출초보·유망 내수기업을 중심으로 전담 직원을 배치해 1:1 종합컨설팅을 실시하고 원산지 증명이 어려운 농수축산물에 대한 원산지 간편인증제를 지역브랜드 중심으로 포괄적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원산지 간편인증제는 지자체의 우수 제품 품질인증을 받은 품목은 다른 서류 없이도 원산지 증빙서류로 인정해 원산지 증명서를 간편하게 발급받는 제도다.
또 관세청은 그동안 세정지원 활동이 재난지역·위기산업 등 부각된 이슈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수출주력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관세청은 수출용 원재료에 대한 무담보 납부유예 혜택을 확대하고, 일시적으로 경영이 어려운 성실기업 등을 대상으로 납기연장·분할납부·관세조사 유예 등 세정지원을 강화해 중소기업의 자금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관세청은 해외진출이 확대되는 아세안 등 신(新)남방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순회 관세 파견관 제도'도 신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품목분류 등 주요 분쟁발생국과 상시 협의채널을 구축,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비관세장벽 강화 추세에 따라 우리 수출기업의 애로사항이 지속 발생하고 있으나 관세관 부족 등으로 통관애로 해소에 한계가 있다고 관세청은 전했다.
이 밖에도 관세청은 수출 기업·시장·경로 다변화 등에 따라 무역통계에 대한 수출입업체, 관련기관 등 수요자별 요구가 다양화되고 있다면서 국내 수출기업에게 수출 전략 수립에 필요한 신규 통계정보를 개발하고 수출지원 기관에게 지원대상 발굴·검색 서비스 및 수혜기업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평가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사진 우측)과 관세청 간부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전국세관장회의에 참석한 홍남기 부총리도 치사를 통해 "우리 수출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수출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창업·중소기업들이 전자상거래를 활용해 수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도록 거래 특성에 맞는 간편한 신고체계를 마련하고 전자상거래 수출물품이 원활히 통관되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관세행정 본연의 업무인 총기·마약·불량 식품 등 위해 물품의 효과적인 차단과 테러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매우 중요하며,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선도적으로 활용한 '스마트한 관세행정 체계'를 구축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세관장회의 이후 홍 부총리는 김 청장과 함께 수출 최일선 현장과 전자상거래 통관이 이루어지는 특송물류센터를 방문했다. 우리나라 수출의 최대관문인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을 방문해 수출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수출화물의 선적현장을 참관하며 수출확대를 통한 우리경제 활력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홍 부총리는 또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도 찾아가 전자상거래 무역증가로 인한 수출입 현장 변화를 직접 확인하면서, 기업과 직접 마주하는 세관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수출지원 대책 추진에 더욱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관세청은 이날 회의에서 관세행정 수출지원 종합대책을 체계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관세청 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수출기업 지원 추진단'을 구성하고 발대식을 가졌다.
추진단은 본청 업무분야별 추진팀과 함께 전국 34개 세관의 5개 수출입기업지원센터 및 29개 지원팀, 142명으로 구성됐다. 추진단은 지역별 지자체·수출지원 유관기관·협회 등과 지원 협업체계 구축을 주도하고, 수출기업·내수기업 정보 등을 정밀 분석해 지원 대상을 선정한 뒤 기관간 합동의 밀착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관세청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수출입 현장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는 관세행정을 구현하고 향후에도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관세행정 수출지원 종합대책을 보완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